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에 목동 빗물펌프장에서 숨진 구모씨의 빈소가 차려져 있다. /사진=김영상 기자
1일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에서 만난 고(故) 구모씨의 동생(64)은 "자기 책임이라는 사람은 없고 다들 서로 빠져나가려고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가족을 잃었는데 정작 나서서 책임지는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유족들은 책임을 져야 할 서울시와 현대건설 등이 서로 책임 떠넘기기로 일관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유족들은 빈소를 차렸지만 구체적인 발인 일정을 정하지 못했다. 제대로 된 설명 없이 장례 절차를 진행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어 "어제 시청 공무원도 둘이나 왔는데 본인도 안전 담당이 아니라고 했다"며 "현대건설 직원도 와서 수문이 자동으로 열렸다고만 하는데 그럼 도대체 왜 여기 와서 이야기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구씨의 매제 조모씨(64)는 "적어도 돌아가신 분에 대해 서울시나 현대건설이나 여러 가지 배려가 있어야 하지 않느냐"며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해야 하는데 서로 책임을 핑퐁하는(떠넘기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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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조씨는 "현대건설 측 사람이 와서 '협상 테이블에 직계 가족만 참석할 수 있다'고 했다는데 황망한 상황에 유족 감정을 건드리는 발언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20대 중반인 구씨의 아들이 최근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했다는 소식도 전해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했다. 한 유족은 "아들 취업했다고 맨날 전화하면서 그렇게 좋아했다"고 평소 구씨의 모습을 회상하며 안타까워 했다.
한편 구씨와 함께 숨진 현대건설 직원 안모씨(30)와 미얀마 국적 노동자 A씨의 장례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