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하면 체포하고 심문...공포에 떠는 中기업인들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2019.07.31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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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정부, 이달에만 CEO 3명이상 체포·심문…무역전쟁 이후 美기업인도 타깃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툭하면 체포하고, 심문하고. 중국 정부가 자국 뿐만 아니라 해외 기업인까지 억류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재계가 공포에 떨고 있다.

29일 CNN은 이달 들어서만 수사 당국의 조사를 받는 중국 주요 기업 CEO(최고경영자)들만 최소 3명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인터넷기업 바오펑그룹은 이날 창업자이자 CEO인 펑신이 "범죄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이 회사 주가는 이틀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다.

앞서 퓨처랜드디벨롭먼트를 창업해 억만장자가 된 완전화 회장도 아동 추행 혐의로 체포되면서 시가총액이 50억달러(약 5조9000억원)가량 증발했고, 지난 5일에는 미디어기업 캠싱인터내셔널의 창업자 뤄징이 체포되면서 주가가 75% 하락하기도 했다. 회사측은 체포 사유를 당국에 문의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사정을 알지 못한채 억류부터 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중국 기업인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아예 실종되거나 의문사하는 경우까지 있어 불안은 더 커진다. 기업인들 사이에선 "정부를 도저히 못믿겠다"며 해외 이전을 결심하기도 한다. 당국이 창업자를 건드리면서 회사의 경영권도 박탈당하거나, 경영난에 빠지는 등 위기가 가중되기 떄문이다.

지난해 2월에는 중국 당국이 우샤오후이 안방보험 회장을 횡령 혐의로 구속하면서 경영권을 접수했는데, 당시 우샤오후이 회장이 수개월간 실종돼 논란이 불거졌다. 7월에는 하이항그룹의 공동창업자 겸 회장인 왕젠이 프랑스 휴양지에서 실족사했다. 앞서 2017년 1월엔 밍텐그룹 샤오젠화 회장이 홍콩 호텔에서 갑자기 실종되기도 했다. 양즈후이 란딩 국제개발 회장도 실종됐다가 수개월 뒤 중국 당국이 수사 중이라는 소식을 발표해 인권 논란이 불거졌다.

중국 영화배우 판빙빙은 지난해 6월, 탈세 스캔들이 터진 후 감쪽같이 자취를 감췄다. 이후 당국의 조사를 받는다는 사실만 알려진채, 100일넘게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온갖 흉흉한 소문이 돌았다.


지난해 12월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이 미국의 요청으로 캐나다에서 체포되자 중국 당국의 횡포는 미국 기업인들에게까지 뻗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두달새 미국 기업인 3명 이상이 미행 당하거나 심문 등을 당했다면서 미중 무역전쟁과 관련해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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