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만에 미중 무역협상 재개...미국이 불리한 이유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2019.07.25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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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제재 완화 약속 지켜야하는 美…선거용 성과 원하는 트럼프와 대중강경파 균열도 위험요소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이 석달만에 재개된다. 하지만 그 사이 많은 변수가 있었다. 이제 보따리를 풀어야할 것은 중국이 아닌 미국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24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양국간 무역협상이 오는 30~31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다고 밝혔다. 미국측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미 무역대표부)와 므누신 장관 등이, 중국에선 류허 부총리 등 대표단이 참석하는 고위급 회담이다. 므누신 장관은 "협상에서 진전이 있길 바라지만 '많은 사안'들이 있는 만큼 이후 워싱턴에서 후속 대화가 있을 것"이라며 추가 대면협상을 예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무역협상에서 승부의 추는 중국쪽으로 기울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교도통신은 "미중 무역전쟁은 앞으로 '중국의 속도'로 진행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이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 것이다. 지난달말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무역 휴전에 합의한 후 각종 변수가 등장한 것이 그 이유다.

먼저 이달들어 미국 안팍으로 각종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 지난 4일 미국 정부 전 관계자와 저명한 학자 100여명은 '중국은 적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워싱턴포스트(WP)에 공개했다. 여기에는 조셉 나이 전 국무부 부차관과 수전 손튼 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대행 등이 참여했고, 강경 대중파로 여겨지던 이안 브레머 유라시아그룹 대표도 서명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은 미중 무역협상에서 승리할 수 있지만, 대중 강경파와, 온건파,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거래 우선주의'까지 삼자 불일치로 인해 결국 중국에 패배할 것"이라고 분석한다. 신문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나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신냉전파'로 중국 뿐만 아니라 대북, 대이란 정책에서 타협을 거부하고 강한 견제를 주장한다. 반면 고위급 협상에 참여하는 므누신 재무장관이나,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대중 온건파이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재선에 유리한 '거래'를 선호한다. 이들간 풀리지 않은 입장차이가 결국 균열을 점점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한일 갈등까지 발발하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한미일 공조 체제마저 흔들리고 있다. 미국은 한국과 일본에 볼턴 보좌관을 급파했지만, 적극 중재가 부재한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는 연합훈련으로 도발을 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4일엔 트럼프 대통령이 볼턴 보좌관의 경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까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 및 대북 입장을 놓고 슈퍼 매파인 볼턴 보좌관과 수차례 불협화음을 빚어왔다.

이번 협상에서 미국은 먼저 적극적인 태도를 취해야 하기도 한다. 지난 G20회담서 화웨이 제재 완화를 약속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협상에서 먼저 구체적인 제재 완화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 중국도 만족스런 답장이 왔을 대만 다른 부분에서 양보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교도통신은 중국이 오히려 미국을 배려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화웨이 제재에도 보복조치를 하지 않고, 금융시장 개방과 미국산 농산물 수입 등 트럼프 대통령에게 양보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25일(현지시간)에도 중국 정부가 최대 300만t에 달하는 미국산 대두를 25% 보복관세를 면제한 채 도입하는 것을 승인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미국 대선 레이스가 다가올 수록 중국이 농산물 구매를 확대해 트럼프 대통령을 도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교도통신은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대립이 격화할 수록 오히려 중국에 의지하는 이상한 장면이 나타날지 모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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