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톡스 의혹, 철저한 진상조사로 규명 필요

머니투데이 신상호 크리스마스성형외과 대표원장(성형외과전문의) 2019.07.24 15:27
글자크기

신상호 크리스마스성형외과 대표원장(성형외과전문의) 칼럼

보톡스 의혹, 철저한 진상조사로 규명 필요


일반적으로 보톡스라고 불리는 보툴리눔 톡신(Botulinum toxin)은 신경독소를 정제해 만든 약품으로 치료에서 미용 분야까지 다양하게 활용돼 국내외 시장 규모가 폭발적인 성장세다.

보툴리눔 톡신은 글로벌 약 4조5000억원, 국내 약 1000억원으로 시장규모가 각각 추산된다. 특히 국내 생산 및 소비량은 전세계에서도 가히 손꼽을 수준이다. 그러나 메디톡스 보툴리눔 톡신의 안전성에 대한 의혹보도가 반복되는 이 시점에서 위험성에 대해 상기할 필요가 있다.



보툴리눔 톡신은 맹독성 독소다. 생산공장은 식품의약품안전처, 보건복지부, 산업통상자원부 등의 이중·삼중 관리감독을 받는다. 그런 만큼 보톡스 생산 공간은 작은 위험 요인 조차도 용납되지 않는 곳이 돼야 한다.

성형외과 전문의로서 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필자도 과거 필러 같이 의료기기로 분류된 약제로 시술 후 환자에게서 합병증을 경험한 적이 있다. 교차결합 등 제조 공정상 발생한 불순물로 인한 급성 알러지 증상 등을 환자에게서 경험했던 것이다.



몇몇 회사들은 결국 의료시장에서 퇴출되기도 했다. 의약품 부작용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전가된다.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기업들은 결국 의료시장에서 퇴출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된다.

의료기기로 분류된 필러와 달리 보톡스는 생물학적 제제다. 전문의약품으로 안전성이 최우선시 되는 독소다. 국내 시장 점유율 1위 회사인 메디톡스가 안전에 대한 검증 없이 메디톡신 제품을 유통했다는 여러 매체의 보도를 보고 진료현장에서 실제로 10여 년에 가까운 기간 동안 이를 사용한 의료인으로서 받은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보도에 따르면 메디톡스는 최종 판매 승인 이전인 임상시험 단계에서 제품을 시중 병원에 공급하고 시술하도록 한 정황이 드러났다. 그 뿐 아니라 품목 허가를 받은 후에도 무균시설에서 생산돼야 할 제품을 기준치에 한참 미달인 시설에서 생산해 잡균에 노출될 개연성을 방치했다.


약효가 불안정한 제품은 서류를 조작해 가면서 해외로 수출까지 했다고 한다. 특히 오창공장에서 생산된 제품 중에는 최근에도 멸균 과정 없이 오염된 제품이 생산되고 시중에 판매될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도 보도됐다.

현장에서 환자들을 치료하는 의료인 입장에선 의약품 사용에 대한 환자들의 신뢰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이런 이슈로 진료실에서 제품의 품질에 대한 불신과 불만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되는 의료진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의사와 환자를 기만한 행위인 것이다.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것은 명백한 불법일 것이다. 이 같은 사안에 대해 식약처는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자체조사도 진행하겠다고 한 만큼 명확한 진상 조사 결과가 발표되기를 기대한다. 제 2의 인보사 사례가 재현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