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슈퍼비둘기'…실적 개선주에 희망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19.07.21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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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증시전망]美 0.5%금리 인하 기대감 사라져…실적 추정치 상향종목에 관심…자동차·2차전지 등

사라진 '슈퍼비둘기'…실적 개선주에 희망


통 큰 금리(0.5%) 인하 기대감이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됐다.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부의장인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은행 총재의 슈퍼 비둘기(강경 통화완화) 발언에 설렜던 뉴욕 증시는 또다른 연준 위원의 상반된 발언에 기대를 급격히 꺼뜨리고 주저앉았다.

지난 19일 미국 슈퍼 비둘기 기대감에 단숨에 2100선 앞으로 진격했던 코스피 지수도 당분간 개별 종목 이슈에 따라 좌우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2분기 실적에 대한 관심도 커진다.



19일(현지시간)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68.77포인트(0.25%) 내린 2만7154.20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18.50포인트(0.62%) 떨어진 2976.61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60.75포인트(0.74%) 하락한 8146.49에 마감했다. 초대형 기술주 그룹인 이른바 MAGA(마이크로소프트·애플·알파벳·아마존)도 마이크로소프트(MS)만 빼고 모두 떨어졌다. 이날 MS는 지난 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2%, 49% 늘었다며 '깜짝실적'를 내놨지만 주가 상승률은 0.15%에 그쳤다.



앞서 윌리엄스 총재는 "재앙이 일어나기를 기다리는 것보다는 예방 조치를 취하는 것이 낫다"며 "경제적 고통의 첫 징조가 보일 때 금리를 낮추는 신속한 행동이 필요하다"고 말해 통 큰 금리 인하 기대감을 높였다. 지난 6월 금리 인하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던 그의 태도 변화는 오는 30~31일 열릴 FOMC 회의에서 금리 인하 폭이 50bp에 달할 수 있다는 시그널을 주기에 충분했다.

이에 더해 미중 무역분쟁 완화 기대감까지 커지면서 지난 19일 코스피 지수도 하루만에 1% 넘게 뛰며 2094.36을 기록했다. 2100선 목전까지 훌쩍 다가선 것이다.

그러나 뉴욕 연은은 하루만에 시장의 기대감에 찬물을 부었다. 뉴욕 연은 대변인은 "윌리엄스 총재의 발언은 학술적 연구를 인용할 것일 뿐, 다가오는 FOMC의 정책적 조치에 대한 힌트를 준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연준의 대표적인 완화론자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역시 7월 50bp 금리 인하는 과도한 조치라는 견해를 재차 확인했다.

오는 20일부터는 FOMC 회의까지는 연준 위원들의 공식 발언이나 언론 인터뷰가 금지되는 '블랙아웃' 기간이다. 미국 통화정책, 그로 인한 환율 변동을 둘러싸고 등락을 거듭했던 한국 증시도 당분간 관망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다음주 2분기 실적 추이에 더욱 주목할 것을 당부했다. 실제 실적에 근접한 추정치가 나오는 시즌인만큼 컨센서스 상향 하향 여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종목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 발표가 코 앞으로 다가온 만큼 서프라이즈와 쇼크 여부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급변할 것"이라며 "다음 주는 추정치 상향 종목에 주목해야 하고, 동시에 저금리 환경을 감안해 배당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익 상향 대표 종목으로는 자동차가 꼽혔다. 원/달러 환율 상승, 신차 모멘텀, 제품 믹스 개선 덕분이다.

미국 통화정책 이슈가 사라진 시장에서 증시에 영향을 미칠 대외변수는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다. 특히 오는 24일은 한국 화이트리스트(우방국가)제외 시행령 개정을 위한 일본의 의견수렴 마감일이다. 실제 제외 시점은 8월 중순이지만, 그사이 일본이 기존 반도체 3품목 외에 반도체, 자동차 부품, 기계 관련 소재를 수출 규제에 포함할 가능성도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주 일본 규제 불확실성은 지속되겠지만 한국 제조업에 대한 불안감이 과도한 상황"이라며 "상대적으로 실적이 양호한 자동차, 2차 전지, 통신장비, 인터넷 등에 관심을 둘만 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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