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토리 상장 첫날 고배…기대감 너무 컸나

머니투데이 이태성 기자 2019.07.21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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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첫날부터 51% 넘게 시장에서 거래 가능…스튜디오드래곤 밸류에이션 하락도 악영향

킹덤 / 사진제공=넷플릭스킹덤 / 사진제공=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킹덤' '시그널'의 제작사인 에이스토리 (10,420원 ▼110 -1.04%)가 상장 첫날 고배를 마셨다. 기관의 매도물량이 하락세를 이끌었지만, 기대감이 너무 컸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에이스토리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성장성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9일 코스닥시장에서 에이스토리는 시초가 1만2900원 대비 1500원(11.63%) 하락한 1만1400원으로 마감했다. 공모가 1만4300원에 비해서는 무려 20.28%나 급락한 수준이다.



에이스토리는 국내 드라마 제작사로, '시그널', '백일의 낭군님', 우리가 만난 기적', '킹덤' 등을 제작한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기준 지상파 드라마 2편, tvN 1편, 글로벌 OTT향 2편에 대한 제작/방영 매출이 반영되며 사상 최대치 매출액인 464억원을 달성한 바 있다. 이는 전년 대비 131% 상승한 수치다.

특히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의 흥행은 에이스토리를 스타로 끌어올렸다. 에이스토리의 수요예측에는 국내외 800여 개 기관이 참여해 단순경쟁률 614대 1을 기록했다.



그러나 상장 첫날 기관이 시장에 112만2835주를 쏟아내며 대폭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상장 첫날부터 유통물량이 많았다는 것을 이유로 꼽는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모주 기관배정분 149만6000주 가운데 의무보유확약(15일, 1개월, 3개월, 6개월) 물량은 17만6200주(발행주식총수의 1.89%)에 불과하다"며 "보호예수물량을 제외하면 발행주식총수의 51.93%가 상장일부터 유통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대장주인 스튜디오드래곤의 최근 부진도 에이스토리의 밸류에이션을 끌어내렸다는 분석이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최근 아스달연대기의 부진으로 인해 주가가 하락한 상태인데, 이로 인해 미디어업종 전반의 밸류에이션이 낮아졌다는 것이다.


또 비교 대상 회사인 제이콘텐트리와 스튜디오드래곤은 각각 JTBC와 CJ ENM (174,500원 2400 1.4%)의 자회사로 일반 제작사보다 방송 편성이 유리한 반면 에이스토리는 상대적으로 어렵다는 것도 상장 첫날 우려로 작용했다. 김 연구원은 "상장 초기 여건이 녹록치 않다"고 진단했다.

다만 2020년부터는 고성장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에이스토리의 내년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582억원, 64억원으로 예상했다. 이는 올해 대비 각각 35.7%, 60.0% 성장한 수치다.

최종경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상파에서 종편으로 여기에 글로벌 OTT(Over The Top) 서비스까지 확대되며, 드라마 등 고품질 콘텐츠와 제작사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미 글로벌 시장에 경쟁력 있는 제작 역량을 입증한 동사는 이번 코스닥 상장을 통해 다양한 IP 확보, 시즌제 드라마 제작, 해외 지사 설립 등 더 큰 성장의 기틀이 잡힐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도 "킹덤과 시그널 제작 이력은 글로벌 제작사로서의 확장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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