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탄손누트 국제공항 입국장에 설치된 신한베트남은행 광고간판.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 감독과 콩푸엉 베트남 축구대표 선수가 손을 잡고 웃고 있는 있다. / 사진=권화순
신한베트남은행은 국내 은행 중 가장 성공한 해외진출 사례로 꼽힌다. 신한은행 해외법인이나 지점 가운데 가장 많은 이익을 내고 있을 뿐 아니라 베트남 진출 외국계 은행 중 점포수가 가장 많다. 인구 1억명에 연간 경제성장률 6% 이상을 기록하면서도 은행계좌 개설 비율은 30% 밖에 안되는 ‘기회의 땅’ 베트남. 신한베트남은행의 꿈은 베트남 현지 은행을 제치고 베트남 ‘리딩뱅크’가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한 전략도 차근차근 현실화시켜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신한베트남은행의 당기순이익은 7200만달러, 총자산은 37억달러였다. 2011년 이후 7년여 만에 이익은 3배, 총자산은 4배 이상 급증했다. 2011년은 신한베트남은행과 신한비나은행이 베트남 금융회사 최초로 인수·합병(M&A)을 한 해다.
현지화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신동민 신한베트남 법인장은 “현지의 한국 기업고객이라는 테두리에서 벗어나 현지 기업과 고객 비중을 늘리기 위해 꾸준히 노력한 결과”라고 말했다. 신한베트남은행의 베트남 현지 통화 자산 비중은 2013년 30% 수준에서 현재 70%까지 높아졌다. 베트남 현지인 거래 고객은 130만명에 달한다.
베트남에서도 신한금융그룹의 ‘원(ONE)신한 전략’이 통했다. 신 법인장은 “한국에서 ‘원신한’ 계열사 협력체제를 구축했듯이 베트남에서도 은행, 카드, 금융투자 등 5개 계열사가 협업해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신한카드가 푸르덴셜 파이낸사 지분 100%를 인수했고 앞으로 ‘중금리’ 대출은 은행이, ‘고금리’ 대출은 신한카드가 나눠 맡는 방식으로 베트남 신용대출 시장을 공략한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신한베트남은행 영업점 외관. ATM기에서 베트남 현지 고객이 거래를 하고 있다. / 사진=권화순
일례로 대중교통 인프라가 부족한 베트남에서는 ‘동남아판 우버’인 ‘그랩’이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택시호출 뿐 아니라 베트남 대표 교통수단인 오토바이도 휴대폰 어플리케이션 그랩으로 불러 이용한다. 현지인들은 음식배달을 시킬 때도 그랩을 주로 쓴다. 국내에선 낯설지만 베트남 농촌에선 오토바이 판매점의 포스단말기를 통해 이체·송금 서비스가 이뤄진다. 도시의 편의점 단말기를 통한 충전식 간편결제도 널리 퍼졌다.
송현우 신한베트남은행 부장은 “베트남 정부가 ‘현금 없는사회(cashless society )’를 정책적으로 밀고 있는 만큼 결제기반만 제대로 구축되면 간편결제 시장이 더 커질 수 있다”며 “편의점, 구멍가게에서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전자지갑 서비스와 접목해 금융의 시너지를 내려한다”고 말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베트남판 ‘카카오톡’인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업체 ‘잘로’와 제휴해 신용카드 발급과 신용대출을 영업을 하고 있다. 또 베트남 대표 전자 지갑업체인 모모, VN페이, 페이유 등과 손잡고 전자지갑 대출, 공과금 송금서비스 등을 선보였다. 베트남 인구의 평균 연령이 30대로 모바일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디지털 금융상품을 출시해 은행거래 고객을 꾸준히 늘린다는 전략이다.
신한베트남은행은 베트남의 우수 핀테크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공유 사무실을 지원하고 일부 기업은 한국의 신한퓨쳐스와 연계해 주고 있다. 1기 5개, 2기 6개를 합쳐 총 11개 기업이 최종 선발돼 지원을 받았다. 이들 업체 가운데는 인사관리·주차관리 시스템을 만들어 베트남 시장에서 매출을 내고 있는 곳도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이미 ‘2020 스마트 프로젝트’에 따라 아시아 리딩 금융그룹이 되겠다고 선언했었다. 특히 신한베트남은행은 현지 고객 위주의 영업과 혁신적인 디지털 플랫폼 구축, 퓨쳐스랩을 통한 베트남 스타트업 육성 등을 발판으로 베트남 리딩뱅크에 도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