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D램 점유율 70% 넘는데, 반도체 소재는 10%에 불과해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2019.07.1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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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부품·장비업체,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협업 기회 부족…"정부, 공동연구소 등 지원 나서야"

韓 D램 점유율 70% 넘는데, 반도체 소재는 10%에 불과해


한국은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시장 1·2위 기업을 보유하고 있지만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시장의 경쟁력은 낮은 수준이다. 빠른 시간 내 '반도체 코리아'를 이루기 위해 후방산업의 육성을 뒷전에 놓은 탓이라는 지적이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가 추정한 국내 반도체 장비 업체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10.1%에 불과하다. 소재 업체의 세계 시장 점유율도 9.9%로 미미한 수준이다.



이는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SK하이닉스 (176,900원 ▲6,300 +3.69%) 양사의 D램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70%, 낸드플래시가 50% 수준인 것과 간극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반도체 칩 1등 국가에서 소재·장비를 못 만드는 것은 역량 부족이 아닌 기회 부족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의 시각과 달리 국내 소재·장비 업체는 상당한 수준의 산업을 이루며 발전의 토대를 마련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반도체 장비 업체(10인 이상 고용) 수는 2908개에 이르며 10만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다. 반도체 부품·소재 업체 수는 2만5288개이며 133만명이 종사하고 있다.



韓 D램 점유율 70% 넘는데, 반도체 소재는 10%에 불과해
반도체산업구조선진화연구회(이하 연구회)는 보고서를 통해 "국내 업계가 일본 재료업체 대비 5~6년 늦게 개발을 시작했고, 이를 따라 잡기 위해 국책 과제, 상공부 과제 등이 진행됐으나 반도체 기업의 무관심으로 더 이상의 진보를 이루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반도체 소재 산업은 특성상 전방기업과의 기술 협업이 필수적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소재·장비 업체들도 제품 개발을 꾸준히 해왔으나, 기업 간 기술협업 부족으로 진전이 더뎠다고 보고 있다. 일본 소재 업체가 미국과 한국 반도체회사와 협업을 통해 역량을 키워온 반면 국내 소재 업체는 후발주자로서 시장 진입 기회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실제 2017년 기준 한국의 반도체 소재의 국산화율(매출액 기준)은 50.3%에 불과하며, 올해도 비슷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장비의 국산화율은 2017년 기준 18.2%로 집계됐다. 특히 최근 일본 수출 규제 대상에 포함된 포토리지스트와 고순도불화수소의 경우 국산화율이 매우 낮거나 0%에 가까운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반도체 대기업과 중견·중소 소재업체가 공동으로 연구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연구회는 "유럽이 IMCE, 미국의 경우 IBM 주관 및 뉴욕주 정부가 함께 알바니 컨소시엄을 통해 지원하는 반면 국내에는 공동연구소가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전방 소자업체가 소재 국산화에 적극 협력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이 필수적이란 분석이다. 연구회는 "국산화를 위해서는 공장 건설비 및 개발비 지원, 품질 평가기간(1년 이상 소요), 사용 물량 보장 등이 필요하다"며 "국가적으로 장기적인 비전과 반도체 산업 고도화를 위해 정책적인 규제 완화, 인재 양성 및 글로벌 성장을 위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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