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베트남 호치민 딴 푸(Tan Phu) 지구에 위치한 대형쇼핑몰 이온몰 마트. CJ제일제당이 운영하는 비비고 만두 시식 코너에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만두 5팩과 찜기를 함께 제공하는 행사가 진행돼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한국식 만두?" 고개를 갸우뚱하던 주부들도 비비고를 만두를 맛보고 미소를 띠었다.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만두는 풍부한 육즙에 중점을 뒀다면, 베트남에서 판매된 만두는 피가 좀 더 탄력 있고 쫄깃쫄깃했다. 한식 만두의 특징을 살리면서 현지 입맛에 맞게 배합한 결과다.
비비고가 베트남에서도 통했다. 2016년 12월 CJ제일제당이 베트남 냉동식품업체 Cautre(까우제)를 인수하면서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현지에서 비비고 만두를 생산했다. 기존 동남아식 만두인 스프링롤, 딤섬과 함께 한국식 만두 비비고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지난해 CJ 까우제 매출액은 200억원대로 전년대비 30% 이상 늘었다. CJ제일제당 베트남 총 식품부문 매출도 전년(700억원)대비 36%가량 늘어난 950억원을 기록했다.
CJ제일제당은 새로운 식문화에 대한 수용도가 높고, 한국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베트남 식품 시장에 전략적으로 뛰어들었다. 이날 이온몰에서도 비비고 김치, 까우제 스프링롤, 오야 핫도그 등 다양한 제품의 시식 코너가 곳곳에 마련됐다. 특히 베트남의 경우 아직 김치 시장 규모가 크지 않지만, 베트남 국민의 김치에 대한 인지도가 98%를 넘고 김치를 먹어본 사람 75%, 구입 경험 60% 이상인 점을 감안했을 때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으로 눈 여겨 보고 있다. 조만간 볶은 상온 김치도 출시할 예정이다.
베트남 식품 통합생산기지는 특정 카테고리에 특화된 기존 식품공장과 달리 냉장, 냉동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 첫 통합 공장이다. 이곳에서 현지식 제품은 물론 비비고 왕교자, 비비고 김치, 가정간편식(HMR), 냉동편의식품, 육가공 등 연간 6만톤의 물량이 생산될 예정이다.
임건호 CJ푸즈 베트남 마케팅팀 매니저는 "베트남 식품 통합생산기지는 미래 성장을 이끌어갈 'K푸드' 전진기지로 만들어갈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2020년에는 베트남 식품시장에서 매출 7000억원을 달성하고 캄보디아, 태국 등에도 K푸드와 한국 식문화를 전파하는 동남아 최고 식품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베트남 호치민 딴 푸(Tan Phu) 지구에 위치한 대형쇼핑몰 이온몰 마트에 진열된 CJ제일제당 비비고 만두. / 사진=정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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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은 미국 내 2만여개 유통망을 기반으로 비비고 브랜드가 현지 시장에 확산될 수 있도록 힘쓸 예정이다. 비비고 만두로만 올해 미국에서 4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고, 2020년에는 시장점유율을 50%까지 높일 계획이다.
만두의 본고장 중국에서도 비비고 만두는 성장세를 타고 있다. 중국 현지에서 자국 만두 브랜드 선호도가 높은 상황에서 비비고 만두 매출액은 지난해 500억원까지 성장했다. 만두피부터 소까지 건강하고 맛있는 한국식 만두라는 점을 집중적으로 알리면서도 현지인들이 좋아하는 재료를 사용해 현지화에 힘쓴 덕분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만두 이외에도 떡갈비와 함박스테이크, 미트볼 등 다양한 제품군을 중심으로 3년 내 중국 냉동식품 매출을 2000억원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