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봉호 타스톡 대표 / 사진제공=타스톡
한 대표는 29살인 1999년말 100만원으로 주식 투자를 시작했다. 당시 IMF(국제통화기금) 경제위기로 구직이 어려워 특별한 직업이 없었다. 주식 투자가 유행이라 주변에서 하는 걸 보고 별 생각없이 따라 시작했다. IT(정보통신기술)가 뜨던 시기라 관련 주도주를 매매했다. 금액도 크지 않았고, 성격상 주식을 한 번 사면 오래 보유하지 못해 자연스럽게 단기 매매에 집중했다.
20년간 주식 투자를 하면서 한 대표는 많은 수익을 올렸다. 시장에선 "100억원 넘게 벌었을 것"이라는 소문이 퍼졌다. 한 대표는 이에 대해 특별히 부인하지 않았다. 그는 "지금은 대학에서 강의도 하고 있고, 시장 상황상 큰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보고 있어 주식 투자는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안 가는(상승하지 않는) 시장에서 계속 들이대봤자 스트레스만 받기 때문에 지금은 쉬고 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주식 투자를 하는 동안 기억나는 일로 가치 투자 경험을 꼽았다. 그는 "처음엔 돈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단기 회전율을 높이기 위한 단타 매매에 집중했지만, 몇 년간 돈을 불린 뒤에는 전통적인 장기 가치 투자도 병행했다"며 "언론이나 시장에선 다들 장기 가치 투자가 좋다고 하지만, 내 경험상 장기 가치 투자는 기대만큼 수익률이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국내에서 장기 가치 투자의 수익률이 높지 않은 이유에 대해 시장 특성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가치 투자로 수익을 내려면 성장 산업이 많아야 하고 지수가 계속 상승해야 한다"며 "국내 증시는 10년간 지수가 제자리인데다 성장 산업도 많지 않기 때문에 장기 가치 투자가 꼭 정답만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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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표는 주식 투자로 큰 수익을 내는 게 불가능하다며, 무리한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2000개가 넘는 유사투자자문의 과장·허위 광고에 속아 종목 추천을 받기 위해 돈을 내는 투자자를 걱정했다. 그는 "매수보다 매도와 손절매가 중요하다"며 "유사투자자문으로부터 급등주를 추천받고 이후 주가가 급락하면 물타기를 하는데, 이는 망하는 지름길"이라고 호소했다.
한 대표는 그동안 스스로 정립한 기술적 투자 및 매매 기법을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싶다고 귀띔했다. 그는 "내가 정립한 변동성과 시장 흐름을 반영한 기술적 투자 기법이 실제 어느 정도 효과를 낼지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며 "물론 주식 투자는 각자 본인에게 맞는 스타일이 있고, 개별 종목뿐 아니라 글로벌 정치와 경제로부터 받는 영향이 크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