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교수들이 '반도체 계약학과' 거부한 이유는

머니투데이 세종=문영재 기자 2019.06.27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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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계약학과 신설 무산…"반도체 전공트랙 운영"

서울대 교수들이 '반도체 계약학과' 거부한 이유는


서울대 교수들이 '반도체 계약학과'를 거부한 이유가 눈길을 끈다.

서울대 공대 교수들은 반도체 계약학과 신설에 동의했지만 인문사회계열 교수들이 반대했다. 인문사회계열 교수들은 대학이 직업학교가 아니라는 점을 내세웠다. 특정 기업을 위해 신설학과를 운영하는게 서울대의 교육 이념에 맞지 않다는 이유다.

27일 산업계와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대는 정부-삼성전자 등과 협력해 비메모리반도체(시스템반도체) 전문가를 양성하는 계약학과를 설립하지 않기로 했다. 학과를 신설하려면 단과대학장들로 구성된 학사위원회에서 학칙개정이 이뤄져야 하지만 계약학과 신설에 따른 개정안 통과 가능성이 낮아 개정안을 올리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서울대 공대는 반도체 계약학과 신설 대신 학칙개정이 필요없는 이른바 '반도체 전공 트랙'을 운영키로 가닥을 잡았다. 컴퓨터공학부와 전기·정보공학부, 재료공학부, 화학생물공학부, 물리학부 등 이공계열 학과가 협업해 반도체 전문 융합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얘기다. 삼성전자 등 기업과 반도체 전공 트랙 과목을 운영하고 이 트랙을 이수하면 채용된다.

앞서 정부는 지난 4월30일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시스템반도체 비전과 전략'을 발표하고 반도체 계약학과 신설을 골자로 하는 전문 인력 양성을 중점 추진과제로 제시했다.



정부는 오는 2021년부터 고려대와 연세대에 반도체 계약학과를 신설, 정원 외로 연간 80명씩을 뽑는다고 발표했다. 반도체 계약학과에 입학하면 등록금 지원은 물론 졸업 후 채용이 보장된다. 기업은 계약학과에 운영비·장학금과 반도체 실습장비 등 교육인프라 구축 등을 지원한다.

박종원 산업통상자원부 반도체디스플레이과장은 "반도체 분야는 인력이 핵심"이라며 "계약학과는 기업과 대학이 협의해 자율적으로 운영되는만큼 정부가 강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이미 반도체 분야에서 성균관대, 모바일 분야에서 경북대와 채용조건형 계약학과를 운영 중이다. 성균관대 시스템공학부 학생들은 졸업 후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DS)에 취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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