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공대 교수들은 반도체 계약학과 신설에 동의했지만 인문사회계열 교수들이 반대했다. 인문사회계열 교수들은 대학이 직업학교가 아니라는 점을 내세웠다. 특정 기업을 위해 신설학과를 운영하는게 서울대의 교육 이념에 맞지 않다는 이유다.
27일 산업계와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대는 정부-삼성전자 등과 협력해 비메모리반도체(시스템반도체) 전문가를 양성하는 계약학과를 설립하지 않기로 했다. 학과를 신설하려면 단과대학장들로 구성된 학사위원회에서 학칙개정이 이뤄져야 하지만 계약학과 신설에 따른 개정안 통과 가능성이 낮아 개정안을 올리지 않기로 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4월30일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시스템반도체 비전과 전략'을 발표하고 반도체 계약학과 신설을 골자로 하는 전문 인력 양성을 중점 추진과제로 제시했다.
박종원 산업통상자원부 반도체디스플레이과장은 "반도체 분야는 인력이 핵심"이라며 "계약학과는 기업과 대학이 협의해 자율적으로 운영되는만큼 정부가 강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이미 반도체 분야에서 성균관대, 모바일 분야에서 경북대와 채용조건형 계약학과를 운영 중이다. 성균관대 시스템공학부 학생들은 졸업 후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DS)에 취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