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까지 재 날린 백두산 화산···"남북 공동연구 절실"

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2019.06.26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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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화산연구 남북교류 활성화 컨퍼런스' 진행···2002~2005년 새 3000회 이상 지진

백두산 천지 모습/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백두산 천지 모습/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예측 불가능한 백두산 화산 피해 방지를 위해 남북한 전문가들이 공동으로 연구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교착상태에 있는 정치적 관계와는 별개로 과학기술 차원의 협력은 꾸준히 진행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심재권·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백두산 화산연구 남북교류 활성화를 위한 국회 컨퍼런스'를 열고 화산징후가 나타나고 있는 백두산 화산의 남북 공동연구 필요성을 강조했다.



1000년 전인 946년, '세기의 분화(Millenium eruption)'라고까지 명명된 백두산 화산 폭발은 그 재가 그린란드 빙하 속에서 발견될 만큼 엄청난 흔적을 남겼다. 한반도는 물론이고 동북아와 전세계에 영향을 미쳤다. 그런 백두산이 2000년대들어 다시 들썩이며 재분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분출 가능성을 지속 모니터링 하고 남북이 공동으로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 폭발에 대비해 피해를 최소화 하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이날 컨퍼런스가 마련됐다.



실제로 백두산은 946년 세기의 분화 이후 1668년과 1702년, 1903년에도 분화 기록을 남겼다. 특히, 2002~2005년 사이 천지 근방에서 3000여 이상의 화산지진이 발생해 심각한 화산분화 징후를 보이기도 해 우려를 자아냈다.

1000년 전과 같은 분화가 다시 발생할 경우 2010년 유럽을 화산재로 뒤덮었던 아이슬란드 화산 분화의 1000배 이상 규모가 될 것이란 예측까지 나온다.

첫 번째 세션 발표를 담담한 손영관 경상대학교 지질학과 교수와 윤성효 부산대학교 지구과학교육과 교수는 백두산 공동연구 추진경과와 백두산 분화 시 피해 발생 등에 대해 소개했다.


백두산의 화산 활동 예측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폭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남북이 함께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국내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말했다. 2013년부터 영국과 미국 전문가들이 '백두산 북-영-미-중 연구그룹(MPGG)'이 이 활동을 하고 있지만, 국내 연구진은 정치적인 문제로 참여할 수 없었다.

윤성효 부산대 교수는 지난 2015년 국민안전처(현 행정안전부) 주관으로 진행한 '화산재 피해예측 기술개발' 연구결과를 통해 한반도에 북동풍이 불 때 백두산이 세기의 분화와 같은 폭발이 일면 남한에만 가해지는 직·간접 피해만 11조1895억원에 이른다는 추산을 하기도 했었다. 경상북도와 강원도는 최고 10.3㎝까지 화산재가 쌓이고, 화산폭발로 인한 지진이 부산의 건물까지 파손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앞으로도 백두산 화산 국제공동연구를 위한 국제포럼 및 토론회 등을 국회, 정부부처와의 협력을 통해 정례적으로 개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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