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회생 코스닥 상장사, 위기 딛고 주가 '훨훨'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19.06.26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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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UCI·케이에스피 등 거래 재개 이후 주가 상승세…재무상태 취약해 '투자유의' 지적도

@머니투데이 김지영 디자인기자@머니투데이 김지영 디자인기자


상장폐지 위기에서 벗어난 코스닥 상장사들의 주가가 순항하고 있다. 경영개선계획의 충실한 이행과 재무구조 개선 가능성 등으로 상장유지 결정이 내려지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감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적자가 지속 되는 등 재무 상태가 취약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WI (5,890원 ▼140 -2.32%)는 지난 5월 29일 주식 거래가 재개된 이후 주가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이날 주당 9180원에 마감해 거래 재개 당일(6800원) 보다 2380원(35%) 올랐다.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한 코스닥 기업심사위원회가 WI의 상장유지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면서 투자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WI는 전 경영지배인의 횡령 혐의 발생으로 지난 2월 26일 매매거래가 정지됐고, 5월 28일 기업심사위의 심의를 받았다.

반도체 검사장비 제조업체인 WI는 지속적인 경영악화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 와중에 횡령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영업 지속성도 의심받았다.



WI는 실적 개선을 위해 지난 2월 모바일 액세서리 전문기업 위드모바일을 합병했고, 주력사업도 반도체 검사장비에서 모바일 액세서리 생산으로 바꿨다. 기업심사위에 출석한 회사 임직원들은 그동안의 재무구조 개선 노력과 신규사업 인수 후 향후 계획 등을 설명했다.

기업심사위 위원들은 합병을 통한 실적 개선 가능성이 보이고 재무비율 및 영업실적을 고려할 때 재무건전성의 추가 개선 필요성이 없어 보인다며 상장유지 결정을 내렸다.

UCI (445원 ▲2 +0.5%)도 상장유지 결정 이후 주가가 상승세다. 캐패시터(축전기) 제조업체인 UCI는 회계처리위반으로 2016년 12월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되면서 거래가 정지됐다. 지속적인 영업적자로 재무구조도 취약한 상태였다.


UCI는 2017년 1월부터 경영개선기간을 부여받고 체질개선에 나섰다. 2016년 입시·교육서비스 사업을 운영하는 세정에듀와 평촌다수인학원을 인수하면서 주력 사업을 교육사업으로 변경했고,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 등으로 재무구조도 개선했다.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지난 5월 17일 열린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회사 대표는 "개선기간 동안 내실을 다져 안정적인 매출과 영업이익을 시현할 수 있는 구조로 개편했다"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반드시 건실한 상장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시장위에서는 경영개선계획이 제대로 이행됐다고 보고 상장유지 결정을 내렸다. 거래가 재개된 5월 20일 3065원에 마감한 UCI 주가는 현재 5720원으로 한 달 동안 86.6% 상승했다.

선박 부품업체 케이에스피 (3,975원 ▲55 +1.40%)는 조선업 침체로 인한 실적 악화로 2016년 9월 기업회상절차에 들어갔고 같은 해 11월부터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경영개선을 거쳐 코스닥시장위의 상장유지 결정을 받고 5월 10일 거래가 풀렸다. 현재 주가는 2000원대로 거래 재개일(3005원)보다는 다소 떨어졌지만 감자가 이뤄졌던 지난해 12월 21일(1430원)보다는 오른 상태다.

상장유지 결정으로 투자자들의 기대감은 높지만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년간 적자가 지속돼 온 만큼 상장유지 이후에도 실적 개선이 이어질지 지켜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WI는 올해 1분기에도 영업손실 15억원을 기록했고 UCI도 1분기에 1억7000여만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케이에스피는 1분기 영업이익 6억원으로 흑자전환했지만 조선업 침체가 지속되는 것은 부담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상장폐지 위기를 벗어난 종목들은 기대심리에 단기간 주가가 오르는 경우가 있다"며 "재무구조와 실적 등을 잘 살펴보고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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