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25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 등에 따르면 페덱스는 전날 미 상무부의 수출 제한 규정이 "페덱스가 매일 수백만개 배송품의 내용물을 감독하도록 한다"며 "이는 현실적으로 논리적·경제적·법적 측면에서 불가능한 일"이라며 연방 지방법원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에 페덱스가 거래제한 금지조치를 취한 중국 기업 제품을 운송했을 경우 이에 대한 책임을 묻지 말라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페덱스는 같은 날 성명을 통해 "페덱스는 법 집행기관이 아니라 물류회사"라고 강조했다.
이 고소 조치는 페덱스와 화웨이 사이 논란이 재점화된 상태에서 이뤄졌다. 지난 21일 영국의 PC매거진 기자는 트위터를 통해 업무상 이유로 화웨이 휴대폰을 페덱스 택배로 미국으로 보냈으나, 거래제한 조치로 인해 영국으로 되돌아왔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페덱스 측은 "행정적 오류"라고 해명했으나, 이는 중국 당국이 페덱스를 블랙리스트 명단에 올릴지도 모른다는 불안을 일으키기 충분했다.
앞서 페덱스는 지난달 일본에서 중국으로 보낼 화웨이의 서류 물품을 미국으로 잘못 배송해 중국 정부가 전격 조사에 나선 바 있다. 블룸버그통신 역시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리스트' 명단에 페덱스를 추가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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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고소는 중국 제재 위기에 몰린 페덱스의 고육지책 아니냐는 관측이 인다. 투자자들의 불안에 이어 재정까지 불안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페덱스는 항공 화물 비용 삭감, 2억7500만달러에 달하는 종업원기업인수(EBO), 배당금 동결 등으로 미루어 볼 때 이미 재정 적신호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달 중국 정부의 전격 조사 소식에 페덱스 주가는 3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페덱스의 지난해 전체 매출 중 중국 사업 비중은 2%로, 13억달러(1조5030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페덱스 측은 이러한 연관성을 부인했다. 프레드릭 스미스 페덱스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회에서 상무부 고소와 화웨이 관련 배송사고를 두고 "서로 별개의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