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잘하면' 3년차도 연봉 3억원, 유니클로의 인사혁신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9.06.23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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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도 일잘하면 정규직 월급…연공서열 없애고 철저한 능력주의 도입

야나이 다다시 일본 패스트리테일링 회장 겸 사장. /사진=AFP통신야나이 다다시 일본 패스트리테일링 회장 겸 사장. /사진=AFP통신


"비정규직이나 임시직(아르바이트)이라도 일을 잘한다면 시급을 높이거나 정규직 수준의 월급을 주겠습니다. 또한 우수한 직원은 입사 3년 뒤부터 임원으로 임명하고 연봉도 최대 3000만엔(약 3억2500만원)으로 올리겠습니다."

의류브랜드 유니클로로 유명한 일본 패스트리테일링의 야나이 다다시 회장 겸 사장은 23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에 "(2020회계연도가 시작되는) 내년 봄 우수한 신입사원 확보를 위해 인사제도를 바꿀 계획"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따라 내년에 입사하는 신입사원은 첫 3~5년 동안 점포와 IT(정보기술)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뒤 능력에 따라 직급이 매겨진다. 입사한 지 얼마 안 된 신입사원도 성과만 충분하다면 임원이 될 수 있다. 연봉도 일본 내에서는 1000만엔, 북미와 유럽지역에서는 2000만~3000만엔 정도까지 받을 수 있다.

일본 의류브랜드 '유니클로' 매장에서 제품을 정리 중인 패스트리테일링 직원. /사진=패스트리테일링 웹사이트일본 의류브랜드 '유니클로' 매장에서 제품을 정리 중인 패스트리테일링 직원. /사진=패스트리테일링 웹사이트
이를 위해 패스트리테일링은 그동안 신입사원이 입사하면 일괄적으로 우선 점포에 배치하던 관행을 없애고 특기와 능력에 따라 IT와 디자인 등의 부서로 바로 보내는 비율을 늘리기로 했다. 또한 고객 담당 부서나 아르바이트생이라도 성과가 우수하다면 시급을 높이거나 정규직 수준의 월급을 줄 예정이다.



다다시 회장은 "뛰어난 인재에 기회를 주고 그에 걸맞은 교육과 대우도 필요하다"며 "문제 해결 능력과 항상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적극성과 같은 자질을 중시하겠다"고 했다.

일본에서 최근 그동안 경직된 채용문화를 대폭 수정하는 기업은 계속 늘고 있다. 앞서 전자업체 소니도 올해부터 인공지능(AI) 전문가와 소프트웨어 개발자 등 고급인력에는 초임을 평균보다 최대 20%가량 더 주기로 했다. 기존 '평등과 조화'를 중시하던 문화를 버리고 능력에 따라 임금을 차등지급하겠다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 기업은 연공서열의 뿌리가 깊어 능력 있는 젊은 사원의 의욕을 꺾거나 인재를 외국에 뺏기는 일이 많았다"면서 "철저한 능력우선주의로 우수 인력을 배출하면 일본 경제 성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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