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ARM, 화웨이와 거래중단? 오해 마시라"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9.06.23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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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M 인수뒤 경영개입 안해…관련 사실 뉴스보고 알아"
"美법률 검토 중, 예외제품 거래지속…ARM 5년래 상장"

지난해 11월 5일 일본 도쿄의 소프트뱅크그룹 본사에서 열린 기자회견 도중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는 손정의 회장. /사진=로이터통신지난해 11월 5일 일본 도쿄의 소프트뱅크그룹 본사에서 열린 기자회견 도중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는 손정의 회장. /사진=로이터통신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영국 반도체 설계회사 ARM과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의 거래중단 소식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대만을 방문 중인 손 회장은 22일(현지시간) "ARM이 화웨이와 거래를 중단했다는 소식은 뉴스를 보고 알았다"면서 "ARM 경영에 개입하지 않고 있으며, (화웨이와) 거래중단을 명령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화웨이와 68개 계열사를 미국 기업과의 거래제한 명단에 올렸으며, 이에 따라 미국에서 연구개발을 진행하는 ARM도 화웨이와 거래를 중단할 것이란 소식이 전해졌다. 1990년 설립된 ARM은 세계 최고의 반도체 설계 기업으로 직접 반도체를 만들지는 않지만 이를 설계하거나 관련 기술을 빌려주고 있다. 화웨이는 ARM 설계를 바탕으로 모바일 기기에 사용되는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나 5세대(5G) 통신 반도체를 생산해왔다.



손 회장은 "ARM과 화웨이 거래중단 관련 오해가 있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제재로) 미국산 부품 비율이 25%를 넘는 제품의 화웨이 공급이 불가능해지면서, ARM이 제품별 공급 여부에 대한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손 회장은 이어 "(ARM 제품 특성상) 미국의 제재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이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제재 대상이 아닌 제품은 화웨이에 계속 공급하겠다는 뜻이다.

그레이엄 버드 ARM 이사회 의장 겸 최고운영책임자도 전날 중국 매체 차이신과의 인터뷰에서 "(화웨이 제재 관련) 미국 법규에 따르면 기술수출에서 고려되는 것은 법인 위치가 아니라 기술의 개발 지역"이라면서 "ARM은 다국적 기업으로 미국에도 많은 연구원이 있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중국 시장 투자를 계속할 것이며, 중국 기업과의 협력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손 회장은 이날 ARM을 "5년 내 다시 상장하겠다"고 밝혔다. 손 회장은 2016년 320억달러(약 35조6700억원)에 ARM 지분 100%를 인수한 뒤 런던증권거래소에서 자진상장폐지했다. 손 회장은 그러나 "중국이나 미국 등 어느 증시에 상장할지 결정된 것은 아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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