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일요휴무제 공론화 검토…초등 남교사 확대 논의 필요"

뉴스1 제공 2019.06.23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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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조희연 서울시교육감…"수능 확대 올바른 방향 아냐"
"한유총 집행정지 신청 각하, 본안소송 때도 영향 미칠 것"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서울 종로구 신문로 시교육청 집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2019.6.23/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서울 종로구 신문로 시교육청 집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2019.6.23/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23일 "학원일요휴무제 도입을 위한 공론화 과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이날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도입 추진 중인 학원일요휴무제에 대해 "학원일요휴무제는 (학원과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상당히 민감한 주제"라며 "여론을 폭넓게 수렴하는 과정을 밟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번 임기 내 학원일요휴무제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초등학교 남교사 확대 찬반 논란에 대해서도 의견을 피력했다. 올해 4월 기준 서울공립초등학교 교원 성비를 보면 여성이 88%, 남성이 12%다.

조 교육감은 "양성평등적인 시각을 가져야 하는 교육현장에서 이런 극단적인 성별 쏠림현상이 있어 고민이 많은 상황"이라며 "서울시교육감 권한으로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없다. 다만 이 부분과 관련해 여성단체나 여성주의 진영에서 한 번 논의를 해주셨으면 하는 소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조 교육감과의 일문일답.

-학원일요휴무제 관련 정책연구를 시작하면서 현장에서 찬반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현재 연구 과정인데 일부 언론을 통해 강력하게 추진하는 것처럼 보도가 됐다. 이 주제는 상당히 민감한 주제다. 도입 과정에서 법적 문제나 부작용을 점검하고 여론을 폭넓게 수렴하는 과정을 밟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에서 새로운 공론화 주제를 선정할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학원일요휴무제가 대상이 될 수 있나.
▶굉장히 민감한 주제이기 때문에 의견을 폭넓게 수렴할 수 있는 과정이 필요하다. 앞선 편안한 교복을 위한 공론화처럼 그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입시제도와 관련한 견해도 궁금하다. 정부의 대입기조가 대학수학능력시험 위주 정시전형을 확대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수능 위주 전형을 늘리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올바른 방향이 아니라고 본다. 수능에서는 강남지역 학생들이 수월성을 드러낸다. 또 수능은 사교육에 기반해 높은 점수를 얻는 방식이다. 수능 위주 정시전형의 확대는 사교육 확대론자나 강남 우선론자들의 관점이 투영된 결과라고 본다.

-학생들의 기초학력 부진 문제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있다면.
▶현재 1개뿐인 서울학습도움센터를 최소한 권역별로 확대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또 사회 변화, 산업구조의 변화, 디지털시대로의 전환 등의 이유로 느린 학생들이 많다. 이들을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것에 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사립유치원을 교육청이 사들여 공립유치원으로 전환하는 매입형 유치원을 확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교사들이 대거 실직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데.
▶교사 임용시험 과정에서의 경쟁이 치열하고 또 이를 위해 많은 예비교사들이 준비를 하고 있다. 기존 교사를 특별채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안타까움이 있다.

-최근 나온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사단법인 설립취소 집행정지 신청 판결과 해당 본안소송에 대한 전망은.
▶사단법인이 행정기관의 설립취소 결정으로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있다고 주장할 경우 법원이 이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을 수용할 수도 있다고 봤고 또 그걸 우려했다. 다행히 법원이 유치원 공공성 강화라는 시대적 흐름을 받아 안아서 교육청 행정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을 각하했다. 이런 판결은 본안소송 때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한유총도 법원까지 인정하는 시대적 흐름을 받아 안았으면 한다.

-초등학교 현장에 남교사가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있다. 반면 최근 서울교대 남학생 성희롱 사태를 이유로 남교사 확대에 반발하는 여론도 있다. 서울시교육감의 견해는 어떤지 궁금하다.
▶올해 4월 기준 서울 공립초등학교 교원 성비를 보면, 여성이 88%이고 남성이 12%다. 양성평등적인 시각을 가져야 하는 교육현장에서 이런 극단적인 성별 쏠림현상이 있어 고민이 많은 상황이다. 이런 문제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이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 다만 이 부분과 관련해 여성단체나 여성주의 진영에서 한 번 논의를 해주셨으면 하는 소망을 갖고 있다. 물론 사회 전반으로 볼 때 여성이 불이익을 받는 상황이 많은 게 사실이다.

-곧 '조희연 2기' 1주년이다.
▶정말 정신없이 달려온 1년이었다. 그동안 시대의 변화에 맞는 교육행정을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고 자부한다.

-지난 1년 동안 어떤 일이 가장 기억에 남나.
▶하나하나 중요하지 않은 일이 없지만 굳이 하나 꼽자면 한유총의 불법휴업에 대한 단호한 대처로 사단법인 설립허가 취소를 진행하게 된 것이다. 유치원 공공성 강화를 위해 한 단계 전진하는 계기가 됐다고 본다. 아쉬웠던 건 강서 특수학교인 서진학교를 제때 개교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예고했던 올 9월을 넘겨 문을 열게 될 것 같다. 학부모님들께 너무나도 죄송한 마음이다.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할 수 있다는 얘기도 있다.
▶말도 안 되는 얘기다. 저는 우리시대의 교육개혁을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그런 얘기가 돌면서 서울시민들이 전력투구하고 있지 않다고 느껴질까봐 우려된다.

-2기 임기 종료 무렵 시민들에게 어떤 교육감으로 기억됐으면 하나.
▶산업화시대부터 이어져 온 후진국형 교육, 교육시스템, 교육경쟁방식을 어떻게 선진국형 교육으로 전환할 것인가 하는 게 우리 교육 앞에 놓인 과제인 것 같다. 후진국형에서 선진국형 교육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제가 일조를 했다, 길을 냈다는 평가를 받았으면 한다. 그것을 위해 남은 임기 3년 간 열심히 노력할 생각이다.

[대담=채원배 부국장 겸 사회정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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