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신임 김상조(왼쪽 두번째) 정책실장과 이호승(왼쪽) 경제수석이 2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퇴임하는 김수현(오른쪽) 정책실장과 윤종원 경제수석과 인사말을 마치고 자리하고 있다. 2019.06.21. [email protected]
그럼에도 이날 발표는 두 가지로 예상밖이었다. 첫째 문 대통령의 과거 인사스타일이다. 문 대통령은 인사를 국면 전환 카드로 쓰는 걸 꺼린다. 어떤 인사든 문책이나 경질이란 평가가 쉽게 나오기 힘들었다.
둘째 김수현 정책실장-윤종원 경제수석 팀이 호흡을 맞춘지 얼마되지 않았다. 김 실장은 문재인정부 출범부터 사회수석으로 몸담아 2년2개월이 됐지만 정책실장으론 8개월을 채우지 못했다. 윤 수석은 지난해 6월26일 임명됐다.
물론 김수현-윤종원 팀도 검증된 실력을 갖췄다. 나쁘지 않은 경제지표도 있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경제 각 분야의 위기징후가 계속 지적됐다. 1분기 경제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마이너스(-) 0.3%를 기록, 역성장했다. 정부는 "일시적"이라고 밝혔지만 수출 부진이 이어졌다. 손에 잡히는 성과가 더 필요했으나 금융 혁신, 공유경제 혁신 등은 단단한 암초에 부딪쳤다.
경제팀의 시간은 겨우 6개월이 아니라 벌써 6개월이 지난 것이었다. 내년 4월 총선도 다가온다. '감독 문재인'은 이 교체 타이밍을 포착했고 실행했다. 지금 놓치면 당장은 괜찮을지 몰라도 금세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봤다. 그리고 더 잘 할 수 있다고 믿는 두 사람을 지목했다.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퇴임하는 김수현(오른쪽) 정책실장이 2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김상조 신임 정책실장을 소개하고 있다. 2019.06.21. [email protected]
김상조 실장은 문재인정부 출범 즈음 정책실장에 유력 거론됐다. 이런 '정체성'에 최근 '유연성'까지 탑재한 걸로 평가된다. 이날도 인삿말에서 "일관성과 유연성을 조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선언적 정답이나 만병통치약을 고집하는 거야 말로 실패를 자초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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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실장이 '내각 1등'이라면 이호승 수석은 '기재부 1등'이다. 능력이나 평판에서 두루 긍정적이다. 문 대통령은 이미 일자리기획비서관으로 그를 발탁해 눈여겨 봤다.
다시 실력이다. 문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유능함'을 강조한다. 김상조-이호승 두 사람은 이 정부 출범부터 몸담았다. "처음이라 그렇다"가 안 통한다는 걸 안다. 보완적인 팀워크도 주목된다.
김상조 실장은 본래 개혁 성향 학자 출신에, 시장과 재계의 우려스런 시선도 있다. 유능한 정통 경제관료가 개혁적인 정책실장을 뒷받침, 시너지 효과를 내면 괜찮은 조합이 될 수 있다.
김상조 실장은 이날 "문재인정부는 소득주도·혁신성장·공정경제 3대축으로 국민 모두 함께 잘사는 사람중심 경제의 길을 가려 한다"며 "방향에 대한 확신을 갖고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은 기업과 시장주체에 예측가능성을 제공하는 길"이라고 했다. 아울러 "환경에 부응해 내용을 보완하고 우선순위를 정할 때는 유연성도 필수"라고 말했다.
이호승 수석은 "세계경제 여건이 어렵고 하방위험이 확대되는 상황"이라며 "투자‧소비 등 내수와 민생활력을 높이면서 대내외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 최우선 책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