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美와 대화의지' 발신…북미협상 재개 될까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2019.06.21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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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중재자 부상 中…WSJ "북중정상회담, 시진핑 협상력 부여" 평가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북한을 국빈 방문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20일 평양 금수산 영빈관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19.06.20. (사진 = CCTV 유튜브 캡쳐)   photo@newsis.com【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북한을 국빈 방문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20일 평양 금수산 영빈관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19.06.20. (사진 = CCTV 유튜브 캡쳐) [email protected]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 평양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미국과 비핵화 협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확인하며 북미 대화 재개 여부와 시점에 관심이 쏠린다. 다음 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을 전후로 전 북미 대화재개를 위한 물밑접촉이 활발해 질 걸로 예상된다. 시 주석은 북미 중재자로서의 입지가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정은 美 ‘호응 없었다’ 면서도 “한반도 문제 해결 성과 바라”=20일 중국 관영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시진핑 주석과의 북중정상회담에서 "지난 1년간 북한은 지역 정세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많은 적극적인 조치를 했지만 관련국의 적극적 호응을 얻지 못했다"며 "이는 북한이 원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 등을 제시했음에도 미국과 이견으로 협상이 결렬된 상황 등을 지칭한 걸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김 위원장은 "북한은 인내심을 유지하려 한다"며 "관련국이 북한 측과 마주 보고 서로의 관심사를 해결해 반도 문제가 해결돼 성과가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미국의 태도에 대한 불만을 표하면서도 대화를 지속하겠다는 뜻을 확인한 것이다.



김 위원장이 이번 북중정상회담을 계기로 사실상 미국과의 대화 의지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하면서 하노이 후 중단됐던 미국과의 협상 재개가 성사될지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교착이 대화 분위기 방향으로 움직이게 될 만한 변곡점으로는 다음 주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방한과 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중 열릴 미중정상회담이 꼽힌다.

비건 대표는 이달 말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다음 주 초 방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정상회회담이 G20이 폐막하는 29일 이후에 열릴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수일간의 방한 일정 중 판문점 등에서 북측과 실무회담을 가질 수 있다는 예상이 제기 돼 왔다.


만약 비건 대표가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등과 판문점에서 접촉을 갖는다면 이는 약 4개월 만의 북미접촉이다. 구체적인 논의는 어렵겠지만 북한이 제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북미 대화 재개를 본격화한다는 의미가 있다.

특히 비건이 지난 19일(현지시간) 한 연설에서 "미·북 모두 협상에 있어 유연한 접근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있다"고 밝힌 점이 주목된다. 지난 10일 김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낸 뒤 나온 이 같은 발언이 양측의 ‘양보’ 가능성을 포함하고 있을 수 있어서다.

【서울=뉴시스】 북한을 국빈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일 평양금수산 영빈관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2019.06.21. (사진=CCTV 캡쳐)   photo@newsis.com【서울=뉴시스】 북한을 국빈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일 평양금수산 영빈관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2019.06.21. (사진=CCTV 캡쳐) [email protected]
◇中 중재자로 부상…"시진핑에게 협상력 부여"=
또 다른 분수령은 다음주 열릴 시 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정상회담이다. 시 주석이 구태여 G20를 앞둔 시점에 방북해 김 위원장을 만난 것 자체가 이 미중정상회담을 위한 것으로 추론됐다.

시 주석이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확인하고 북미대화 재개 중재자로 나선 게 ‘무역전쟁’으로 갈등 중인 미국과의 관계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란 분석이다. 시 주석은 이번 방북으로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의 주요 플레이어로 부상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북중정상회담에서 나온 '한반도 문제 해결의 성과를 바란다' 등의 김 위원장 발언을 소개하며 "G20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따로 가질 예정인 시 주석에게 큰 협상력을 부여했다"며 "양국이 단합을 과시함에 따라 양국 모두 대미 협상력을 강화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북중정상회담에 대해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 달성(FFVD) 달성이라는 원칙적인 입장을 재확인했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미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전날 북중정상회담에 대해 "미국은 파트너와 동맹국들, 그리고 중국을 포함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들과 함께 북한의 FFVD 달성이라는 공동의 목표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안보 우려 해결에 중국이 적극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시 주석의 발언에 대해서는 "미국과 국제사회는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가 무엇을 요하는지, 그리고 이 목표를 향한 의미 있는 진전이 어떤 모습일 지에 대해 공통의 이해를 갖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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