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어제 말했듯, 김 위원장으로부터 매우 멋진 서한을 받았다. 나는 우리가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북한과 일정 기간 매우 잘해나갈 것이다. 나는 서두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사진=뉴스1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남북 경제협력 관련 주요 종목들은 이달 들어 대부분 10% 이상 상승세를 나타냈다. 남북경협 대장주로 꼽히는 현대엘리베이터는 이날 8만9900원에 마감해 지난달 말(8만100원)보다 9800원(12.2%) 올랐다.
남북 철도연결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철도신호시스템 공급업체 대아티아이는 지난달 말 대비 730원(13.2%) 상승한 6280원에 장을 마쳤다. 강원 동해시와 영월군에 시멘트 공장을 보유한 쌍용양회도 이 기간 4.8% 올랐다. 금강산에 리조트를 보유한 아난티와 농약 제조 업체로 대북지원 수혜주로 꼽히는 경농 역시 이달 들어 주가가 각각 3.1%, 11% 상승했다.
이달 들어서는 이달 말 한·미 정상회담 개최와 이에 앞서 4차 남북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이 거론되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지난 11일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다고 밝혔고, 북미 관계 완화 기대감이 현재까지 대북 관련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남·북·미 대화 재개와 관계 개선은 대북주뿐 아니라 한국 경제에도 긍정적 신호로 작용한다. 한국 증권시장이 다른 나라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는 일명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북핵 위기 같은 지정학적 요인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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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삼성증권 북한투자전략팀장은 "북핵 위기가 최악이었던 2017년 한국 증시는 다른 신흥국 대비 주가 할인 폭이 더 컸다"며 "한국 증시의 고유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안보 위협과 정치적 불안이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무디스 등 3대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지정학적 위험을 중요한 국가 신용평가 기준으로 제시한다"며 "북핵 문제 해결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할 경우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상향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별다른 성과가 없었던 앞선 정상회담들과는 달리 이번에는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이나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북한은 대중 무역감소와 경제 위축으로 국제 제재 완화가 꼭 필요한 상황이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한반도 비핵화를 자신의 주요 업적으로 내세우고 싶어 한다"며 "이달 말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이 예정된 만큼 대북 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일련의 대북 이슈들은 주가 흐름에 긍정적이지만 투자 비중 확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대북 관련주들은 이슈에 영향을 많이 받는 테마주 성격이 짙어 주가 변화를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최근 대북주들의 상승은 펀더멘털(기초체력)보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인한 기대감 때문으로 봐야 한다"며 "정상회담 직후 주가가 급락했던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지금 투자 비중을 확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