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 IB본부 담당자는 최근 검찰 조사를 받았다. 하나금융투자와 컨소시엄을 이뤄 개발 사업 공모에 참여한 사업자가 최근 '하나금융투자의 과실로 입찰에 참여도 못하고 기회를 잃었다'며 검찰에 진정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하나금투 관계자는 "어떤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며 "두 개 본부가 서로 입찰하는지 몰랐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보통 지자체 공모사업의 경우 중복 입찰은 무효 처리될 수 있기 때문에 IB 그룹 내에서 조율하는 편인데, 결과론적으로 하나금투 내 사전 협의나 논의가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내부 경쟁이 심한 증권사는 각자 입찰에 참여한 후 결과가 나온 후에 본부 간에 공유하는 편"이라며 "본부별 실적 목표치와 성과급을 받기 때문에 각개 전투라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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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하나금융투자의 만의 일은 아니다. 미래에셋대우, KB증권(IB2총괄본부내) 등 다른 주요 증권사도 IB 사업 소속 본부들이 부동산금융에 대해서는 무한 경쟁이 가능하도록 업무 영역에 제한을 없앴다.
다른 증권사 IB 담당 관계자는 "지자체 공모 사업은 입찰 제한이라도 뒀지만 입찰 제한이 없는 국내외 부동산 투자에는 한 증권사의 3개 본부가 동시에 입찰하거나 같은 본부 다른 실에서 각각 다른 금액을 제시해 복수로 참여하는 등 내부 경쟁이 더 치열하다"며 "해외 현지 매도자들이 이상하게 생각할 정도"라고 전했다.
경쟁 열기는 좀처럼 줄어 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투는 올 4월 신한금융투자에서 대체투자 전문가를 영입해 '실물투자본부'를 만든 데 이어 한 개의 본부를 더 신설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총 7개 본부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기존의 부동산금융본부는 지난달 '멀티파이낸스실'을 추가로 신설했다. 부동산금융 법률 전문가인 박영구 변호사를 영입한 데 이어 건설사, 신탁사, 해외투자 전문인력 등을 속속 영입해 IB에 관한 모든 사업을 다룬다는 전략이다.
하나금투 관계자는 "블랙홀처럼 부동산금융 담당 전문가들을 계속해서 영입하고 있다"며 "인력을 영입하면 성과를 내야 하기 때문에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