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집값' 장벽에…국민 64% "부자는 불가능한 꿈"

머니투데이 주명호 기자 2019.06.20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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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당당한부자 대국민 설문조사]부자 기대감, 점차 하락…집값 안정·일자리 창출 정책 필요 목소리

편집자주 우리 사회의 부자들은 부러움의 대상이지만 인정과 존경의 대상은 아니었다. 뭔가 부정한 방법으로 재산을 모았을 것 같고 사회에 돌려주는데 인색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하지만 정당하게 벌고 모은 부를 사회와 함께 쓰는 '당당한 부자'들이 우리 사회엔 적지 않다. 머니투데이는 '당당한 부자'란 주제로 2004년부터 매년 대국민 설문조사를 실시해 왔다. 올해 우리 국민들이 생각하는 부자의 기준, 부자에 대한 인식, 부자가 될 수 있는 방법, 정부 정책에 대한 평가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높은 집값' 장벽에…국민 64% "부자는 불가능한 꿈"


한국인의 10명 중 6명은 말그대로 부자를 평생 실현할 수 없는 '꿈'으로 여긴다. '부자 불가능'의 가장 큰 이유는 올해 역시 '높은 집값'이었다.

설문 결과 스스로를 부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한 응답자 91.3% 중 64.4%가 '평생 부자 되는게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지난해(61.1%)보다 3.3%포인트 높아졌다. 2010년과 비교하면 13.4%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10억 이상 있으면 부자'라는 부자의 기준은 10여년간 변화가 없었지만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기대는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직업별로는 실제 소득활동을 하고 있다고 보기 힘든 학생을 제외하면 화이트칼라의 '부자 불가능' 답변률이 가장 낮았지만 이 역시 57.7%로 응답자의 절반을 넘었다. 농업 및 임·어업 종사자는 84.1%가 부자가 될 수 없다고 답해 이보다 더 큰 인식차를 보여줬다.
'높은 집값' 장벽에…국민 64% "부자는 불가능한 꿈"
가구소득의 경우 자연히 낮을수록 부자가 될 수 없다는 응답률이 높게 나왔다. 가구 소득이 월 100만원 미만인 응답자의 경우 10명 중 9명(88.1%) 가까이가 부자의 꿈을 접었다. 지역 중에서는 강원·제주에서 75%가 평생 부자가 될 수 없다고 답해 가장 높았다.



부자가 될 수 없는 가장 큰 요인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높은 집값'이었다. 응답자의 20.2%가 자산증식의 방해요인으로 집값을 꼽았다. '적은 급여'가 16.1%로 두 번째로 높게 나온 것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이번 정부의 소득 인상 정책의 효과가 크지 않았다는 방증으로도 읽힌다. 이외에 부자가 될 수 없는 요인으로는 △물가상승(14.6%) △본인의 투자능력 부족(14.1%) △과도한 교육비(10.0%) △과도한 빚과 이자(9.4%) △저금리 기조(4.9%)로 조사됐다.
'높은 집값' 장벽에…국민 64% "부자는 불가능한 꿈"
이 때문에 부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정부의 정책으로 '집값 안정(35.8%)'를 답한 사람이 가장 많았다. 특히 내집 마련과 가장 맞닿은 연령층인 30대(47.0%)와 40대(43.6%)에서 이같은 응답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 확대(33.8%)'는 집값 안정에 이어 두 번째로 응답률이 높았다. 이 답변은 △가정주부(42.6%) △학생(41.0%) △가구소득 100만원 미만(46.0%) △가구소득 100~200만원 미만(41.7%)에서 높게 나타났다. 부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다른 정책으로는 △경제 성장(31.4%)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27.7%) △육아 및 교육비 절감 방안(20.3%) △세금 감면이나 무상복지 확대(18.5%) △창업 지원(10.8%)순으로 답변이 나왔다.

한편 '자신이 부자라고 생각한다'는 답변은 전체의 8.7%로 2010년 9.0%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고소득자 역시 상당수가 자신을 부자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월소득 2000만원 이상의 경우 63.4%, 1000만원 이상의 경우 86.9%가 자신이 '부자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중 평생 부자가 될 수 없다는 응답이 각각 44.8%, 35.6%로 향후 자산 증식보다 감소의 우려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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