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 애플리케이션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최근 사내에 발달장애인들이 운영하는 매점을 준비하고 있다. 사회적기업 베어베터가 고용해 직업훈련을 시킨 발달장애인 3~4명을 직접 고용해 사내매점 운영을 맡기는 방식이다. 발달장애인 사내매점은 오는 7월 오픈할 예정이다.
◇표준사업장 제도, 동행에 날개 달다=우아한형제들 외에도 최근 들어 장애인 채용에 적극적인 기업들이 늘고 있다. 특히 중증장애인 일자리창출을 위해 2008년부터 시행된 자회사형 표준사업장 제도가 기업들의 ‘동행’ 움직임에 영향을 미쳤다.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으로 장애인 고용에 나선 대표적인 기업은 NHN, 대웅제약, 삼정회계법인 등이다. NHN은 2016년 IT기업들이 즐비한 판교테크노밸리에서 1호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을 열어 주목을 받았다. 사내카페 ‘굿프렌즈’를 표준사업장으로 등록하고 10명 내외의 발달장애인 바리스타를 채용하는 방식이었다. 발달장애인 바리스타는 사회적기업 베어베터와 협약을 맺고 전문교육을 이수했다.
대웅제약도 최근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으로 사내매점 ‘베어마트’를 설립해 발달장애인을 6명을 채용했다. 판매관리 등 매점운영시스템은 이마트24의 도움을 받았다. 대웅제약은 베어마트의 발달장애인 채용으로 모기업의 의무고용을 해결하고 절약된 부담금으로 상품가격을 10~20% 할인시켰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상품가격이 저렴한 것뿐 아니라 직원들이 회사에 대한 자부심 등을 느껴 만족도가 높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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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다수가 전문직인 삼정회계법인도 표준사업장 ‘파란행복’을 운영하고 있다. 파란행복은 발달장애인 25명이 마사지, 카페 등을 제공하는 사내복지시설이다. 삼정회계법인은 파랑행복에 모회사 업무와 관련된 인쇄·복사·책자배송 등 직무를 확대하고 발달장애인 10여명을 추가 고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도 LG CNS, SK하이닉스, 한국타이어, 포스코 등 대기업들도 표준사업장을 도입했다.
대웅제약의 베어마트(위)와 NHN의 굿프렌즈/사진=대웅제약, NHN 제공
직원 80%를 발달장애인으로 고용한 사회적기업 베어베터의 이진희 대표는 “기업의 업종·규모와 상관없이 중증장애인을 채용해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며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 자회사형 표준사업장 설치 등 장애인채용에서 얻을 수 있는 실질적 혜택이 적은 것이 기업을 망설이게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장애인 고용문제 해결이나 복지차원에서라도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관계자도 “표준사업장이 장애인 일자리 측면에서 현실적인 대책”이라며 “지원금이나 세제혜택 등이 확대되면 표준사업장을 운영하는 업체들도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