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내 틀을 깨?"…고유정, 남편 죽인 심리는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2019.06.0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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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윤성 프로파일러 "이혼 뒤 수용 못하고 전 남편 괴롭혀, 맘대로 쥐고 흔들다 틀 깨려하자 살해"

제주 펜션서 전 남편을 살해한 고유정(36)이 진술녹화실로 이동하던 도중 취재진에 포착됐다./사진=뉴스1제주 펜션서 전 남편을 살해한 고유정(36)이 진술녹화실로 이동하던 도중 취재진에 포착됐다./사진=뉴스1


제주 한 펜션서 전(前) 남편 A씨(36)를 살해한 고유정(36)의 범행 동기가 그동안 전 남편을 마음대로 해왔던 틀이 깨지려 했기 때문이란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프로파일러(범죄심리학자)인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8일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A씨가 뒤늦게 고씨가 재혼도 하고, 애를 안 돌봤다는 걸 알고 소송을 내니 빠져 나갈 길이 없었던 것"이라며 "결혼 생활 이후 자기 맘대로 (전 남편을) 쥐고 흔들었는데 그 틀이 깨지려 하는 순간이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씨와 A씨는 2년 전 협의 이혼을 했고, 고씨는 아들(6)의 양육권을 가져간 뒤 친정에 맡겨 키웠었다. 그리고 고씨는 재혼해 충북 청주에서 거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오 교수는 "전 남편에 대해 '네가 감히 이 틀을 깨려고 해?' 하면서 굉장히 분개하고, 이게 고씨의 심성과 결부됐을 것"이라며 "그 분노가 너무 세서 나중에 엄청난 일이 발생할 거란 생각조차 고려를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아들을 직접 키우지 않음에도 양육권을 가져온 것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분석했다. 오 교수는 "양육할 마음이 없음에도 전 남편이 이 애를 너무 좋아하니까 고통을 주려고 양육하겠다고 하는 것"이라며 "남성 중에도 이혼한 뒤 끊임 없이 괴롭히고 그러는 사람이 있지 않느냐. 남녀를 바꿔 생각해보면 그것과 똑같다"고 설명했다.

또 키 180cm의 전 남편이, 키 160cm의 고유정에게 살해된 점에 대해서도 "키가 크더라도 (고유정에게) 이미 기가 꺾여 있는 상태"라며 "또 긴장을 풀고 앉아 있는데, 갑자기 칼을 들고 와서 찌르면 죽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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