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기업, 투명한 지배구조 '미준수' 태반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19.06.04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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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9개 상장사, 기업지배구조 핵심정보 공시 완료

국내 주요 상장사들이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을 위해 지켜야 하는 사항 중 상당 부분을 지키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3일 209개 주요 대형 상장사들이 기업지배구조 핵심정보 공시를 완료했다고 4일 밝혔다.

이는 상장사들이 지배구조 관련 주요 내용을 투자자들에게 알리도록 한 데 따른 것이다. 올해부터 자산총액 2조원 이상 대형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는 의무적으로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를 공시해야 한다.



보고서에는 △주주총회(이하 주총) 개최일 분산 노력 △전자투표제 도입 여부 △이사회의 독립성과 선임과정의 공정성 △내·외부 감사기구의 전문성 등에 대한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된다.

올해 지배구조 공시 의무대상 기업은 총 200곳이다. 의무대상은 아니지만 동아쏘시오홀딩스, 동아에스티, 포스코강판, 한솔로지스틱스 등 9개 기업도 자율적으로 공시해 총 209개 기업이 공시를 완료했다.



공시 의무대상 기업은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15개 항목에 대해 준수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 핵심지표는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을 위해 기업들이 준수해야 하는 사항들로 △주총 4주 전 소집 공고 실시 △전자투표 실시 △주총 집중일 이외 개최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마련 및 운영 △내부통제정책 마련 및 운영 △집중투표제 채택 △내부감사부서의 설치 등이다.

자산총액 100조원 이상 기업 12곳 중 비금융사 5개 기업(삼성전자, 한국전력공사, 현대자동차, 한화, sk)들은 15개 핵심지표 중 평균 9.8개 항목을 준수하고 있다고 체크했다. 한국전력이 12개로 가장 많았고 삼성전자·SK 11개 한화 8개 현대차 7개 등으로 그 뒤를 이었다.

삼성전자는 전자투표와 집중투표제, 내부감사부서의 설치 등을 준수하고 있지 않다고 체크했다. 내부감사부서에 대해서는 경영지원실 소속의 감사팀이 내부감사업무를 수행 중이라는 추가 설명을 덧붙였다.


현대차는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이 마련되지 않았으며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의 분리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공시했다. 한화는 배당정책과 내부감사부서 설치, SK는 기업가치를 훼손한 자의 임원 선임을 방지하는 제도 등을 준수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다른 주요 대기업들도 핵심지표 다수를 지키지 않고 있었다. 최근 지배구조 이슈가 지속적으로 제기된 한진칼은 15개 핵심지표 중 6개만 준수하고 있었고 대한항공도 8개 지표만 준수하고 있다고 체크했다.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G는 각각 4개 지표에만 준수를 표시 했고 현대모비스는 5개 지표만 준수하고 있었다.

한국거래소는 기업들의 핵심지표 준수율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한 통계를 집계 중이다. 지배구조 보고서를 제출한 모든 기업을 대상으로 정확한 사실을 공시했는지 여부도 조사하고 있다. 양호한 보고서를 제출한 기업은 우수공시법인 선정할 계획이다. 사실과 다른 내용을 공시한 기업은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등으로 제재할 예정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올해는 제도 시행 초기인 점을 감안해 계도중심으로 운영할 예정"이라며 "상장법인과의 의사소통으로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의 미비점을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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