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공공 10조 투자보강…성장률 하락 '고육지책'

머니투데이 세종=민동훈 기자 2019.05.28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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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 국회 통과 난항에 따른 '플랜B' 가동 …3단계 기업투자 프로젝트 등 추진

자료사진=청와대 제공자료사진=청와대 제공


청와대와 정부가 민간 투자를 끌어내기 위해 대규모 재정을 투입한다. 완연하게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는 경기를 방어하기 위해선 국회에 막혀있는 추가경정예산안만 바라볼 수 없다는 데서 나온 ‘고육지책’이다.

정부는 29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정부세종청사에서 경제관계장관 간담회를 열어 ‘2019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골격을 비공개로 논의한다. 홍 부총리가 28일 문 대통령에게 보고한 10조원 규모 민간 및 공공부문 투자보강 방안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는 지난해 11월 1단계, 12월 2단계 대규모 기업투자 프로젝트에 대한 조기 착공을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SK하이닉스의 경기도 용인 반도체 특화클러스터 투자 허가, 현대자동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프로젝트 인허가 등이 대상이었다.

정부는 조만간 3단계 기업투자 프로젝트를 발표할 계획이다. 대상으로는 강원 춘천 레고랜드 테마파크, 경기 화성국제테마파크, 동부산 오시리아 테마파크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춘천 레고랜드는 2011년 9월 사업 계획이 발표됐지만 대상 지역에서 청동기 유물 출토되고 시행사가 변경되면서 표류하다 지난해 말 영국 멀린사가 총사업비 5270억 원 중 4470억 원 투자계획을 밝히면서 다시 속도가 붙었다. 화성국제테마파크는 신세계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이후 사업제안서를 계속 검토하고 있는 단계다. 오시리아 테마파크는 국내 최대 테마파크로 2021년 4월 말 개장할 예정이며, 최근 착공이 이뤄졌다.



공공부문 추가 투자의 경우 출자기관 배당금 감액을 통해 마련한 4조2000억원 규모의 재원이 투입될 전망이다. 정부는 출자기관의 경제활력 투자 과제 수행을 위해 지난 2월 출자기관 배당금 산정시 총 1조5000억원 규모의 배당금을 감액했다.

이같은 투자보강 방안은 경기대응을 위한 ‘플랜B’다.

최근 국내외 기관들은 성장률 전망을 줄줄이 하향조정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종전 2.6%에서 2.4%로 내렸고, 국제금융센터가 집계하는 9개 해외 투자은행(IB) 전망치도 평균 2.3%에 그쳤다. 한국은행(2.5%)·국회예산정책처(2.5%)·LG경제연구원(2.3%) 등도 전망치를 낮췄다. 이러한 추세대로라면 정부도 성장률 전망치 하향조정이 불가피하다. 정부는 다음달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다시 내놓는다. 지난해 발표한 올해 경제정책방향에서 정부가 제시한 목표는 2.6∼2.7%였다.


정부는 앞서 미세먼지 문제 해결과 경기대응을 위해 6조7000억원 규모의 추경을 준비했다. 하지만 극심한 여야대립에 따른 국회일정 파행으로 심의시작조차 하지 못했다.

추경은 ‘타이밍’과 속도가 중요한 만큼 국회통과가 지연되면 그만큼 경기대응 효과가 줄어든다. 당초 정부는 추경이 이달 내 통과될 것을 전제로 연간 경제성장률을 0.1%포인트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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