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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컬레이터 다시 두 줄로 섭시다"[日산지석]](https://orgthumb.mt.co.kr/06/2019/05/2019052516421936740_2.jpg)
일본도 에스컬레이터 문화가 우리와 비슷한 상황입니다. 최근(23일) 산케이신문은 '에스컬레이터 한줄 서기 왜 못막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습니다. 두 줄 서기 캠페인을 벌여도 좀처럼 대중들이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주내용입니다. 그런데 한국보다는 고민의 깊이가 더해 보입니다. 그 이유는 일본이 초고령사회(65세이상 인구 비율 20% 이상)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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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사고의 원인은 손잡이를 잡지 않거나 걷는 등 안전하게 타지 않은 것입니다. 걷는 사람과 선 사람이 부딪히면서 사고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한번은 에스컬레이터를 걸어올라가던 사람이 서있던 중년 장애인의 지팡이를 건드리면서 이 장애인이 굴러떨어진 사례도 있습니다.
노인, 장애인은 균형 감각이 떨어지기 때문에 한줄 서기의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분명합니다. 몸의 오른편이 불편한 사람이 왼쪽을 비워야 한다면 서 있는 것도 안전하지 않습니다. 특히 걷는 것을 염두에 두지 않고 만들어진 에스컬레이터는 긴 쪽의 폭이 1미터를 조금 넘는 수준으로 걸으려면 타인의 안전을 위해서도 높은 조심성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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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문제를 느낀 일본에서는 지난 2010년부터 전국 철도사업자들이 두줄 서기 캠페인을 매년 일정 기간 벌이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까지 큰 효과가 없습니다. 에스컬레이터를 걸으면 확실히 더 빨리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효율성 면에서도 두 줄 서기가 낫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일본 철도사들이 진행한 '에스컬레이터 두줄 서기' 캠페인 포스터. 일본어뿐 아니라 영어, 한글도 있다.](https://orgthumb.mt.co.kr/06/2019/05/2019052516421936740_4.jpg)
에스컬레이터 문화를 오래 연구해온 토키 쇼이치 에도가와대학 문화인류학 명예교수는 "한줄 서기를 받아들인 때는 일본경제의 버블기로, 효율을 중시하고 약자에 대한 배려가 적었던 시대"라면서 "강자의 논리가 최우선이었던 시기를 대표하는 문화 중 하나"라고 지난해 니혼게이자이신문을 통해 비판했습니다.
그는 "고령화 사회에는 약자에 대한 배려가 요구된다"고 두줄 서기의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문화를 바꾸는 것은 사람들의 공감이 없으면 하기 어렵습니다. 두줄 서기를 법으로 강제하는 것은 더 어렵습니다. 토키 교수 역시 단계적인 변화를 제안하면서 △쇼핑몰, 문화시설 등 서두를 필요가 없는 곳 △계단이 바로 옆에 있는 곳 등에 우선 적용하자는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반대편 문화를 경험한 뒤 다시 사회적인 논의를 하자는 뜻입니다.
한국 사회도 고령자의 비율이 늘고 있습니다. 우리 문화 역시 과거엔 '빨리빨리'가 절대 대세였지만 이제 다양성을 받아들여가고 있습니다. 에스컬레이터 문화에 대한 일본 내 의견도 그래서 참고할 만해 보입니다. 같은 방향 에스컬레이터가 2대 이상인 곳에서 시험 삼아 두줄 서는 곳을 지정해 경험해보는 것도 괜찮을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