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 무역전쟁 '장기화'에 와르르…다우 1.1%↓

머니투데이 뉴욕(미국)=이상배 특파원 2019.05.24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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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협상하고 싶으면 행동 고쳐라" vs 트럼프 "합의 안 돼도 괜찮다"…수요 감소 우려에 국제유가 폭락

[뉴욕마감] 무역전쟁 '장기화'에 와르르…다우 1.1%↓


뉴욕증시가 급락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시장의 예상보다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투매로 이어졌다. 암울한 경제지표도 한몫했다.

◇中 "협상하고 싶으면 행동 고쳐라" vs 트럼프 "합의 안 돼도 괜찮다"



2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우량주(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86.14포인트(1.11%) 떨어진 2만5490.47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34.03포인트(1.19%) 하락한 2822.24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22.56포인트(1.58%) 급락하며 7628.28에 마감했다. 초대형 기술주 그룹인 이른바 MAGA(마이크로소프트·애플·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아마존)도 모두 하락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조만간 끝날 것이란 희망이 사라진 게 증시 급락을 불러왔다. 당초 시장은 이르면 이달말 미중 양국이 무역협상을 타결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른바 '화웨이 사태' 등을 거치면서 사실상 교착 상태에 들어갔다.

중국 상무부의 가오펑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만약 미국이 협상을 계속하고 싶다면 성의를 갖고 잘못된 행동을 고쳐야 한다"며 "중국은 중대한 원칙적 문제에 대해 절대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날 백악관에서 농민 지원 방안을 발표한 뒤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합의가 이뤄진다면 대단할 일일 것이다. 중국과 함께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면서도 "합의가 안 돼도 괜찮다"고 밝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당초 다음달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개최될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릴 예정이었던 미중 정상회담이 불발될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와 JP모간 등은 트럼프 행정부가 추가로 약 3250억달러(약 390조원) 규모의 중국산 상품에 최고 25% 관세 도입을 강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전날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의 청문회에 참석하기 직전 기자들과 만나 "베이징 방문은 예정되지 않았다"며 중국과의 후속 무역협상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음을 밝혔다.

중국은 지난 9일~10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고위급 무역협상 직후 후속 협상을 위해 미국측 대표단을 이끄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므누신 장관을 베이징으로 초청했다. 그러나 지난 15일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의 거래를 제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중국이 일정 논의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

◇수요 감소 우려에 국제유가 폭락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도 대체로 부진했다. 시장조사업체 HIS마킷에 따르면 이달 미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6으로, 약 10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상무부가 공개한 4월 신규주택 판매 건수는 전월 대비 6.9% 감소하며 연율 기준으로 67만3000건에 그쳤다.

그러나 고용 측면에선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또 다시 줄며 호조세를 이어갔다. 이날 미국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1만1000건으로 전주보다 1000건 줄었다. 시장 전망치 21만5000건을 밑도는 수준이다.

전주엔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1만2000건으로 1만6000건 줄었다. 4주 평균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4750건이 감소한 22만250건으로 집계됐다.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에 따른 석유 수요 감소 우려로 국제유가도 폭락했다. 이날 오후 5시 현재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분 WTI(서부텍사스산원유)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무려 3.24달러(5.28%)나 급락한 58.18달러를 기록했다.

달러화는 약세였다. 같은 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 거래일 대비 0.18% 내린 97.87을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금값은 올랐다. 현재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금은 전장 대비 0.69% 오른 온스당 1283.00달러에 거래됐다. 통상 미 달러화로 거래되는 금 가격은 달러화 가치와 반대로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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