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르게 오르는 환율…달러, 지금 사도 될까

머니투데이 주명호 기자 2019.05.18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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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가족]"고점 매수 우려 커 달러 보험·정기예금 등 안전 방식 추천"…금 투자도 좋은 대안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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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르게 오르는 환율…달러, 지금 사도 될까


#나신상씨는 최근 가파르게 오른 환율 움직임에 우울함이 가시지 않는다. 지난해 지인으로부터 "재테크 용도로 달러를 사보는건 어떠냐"는 말을 흘려들었던 기억이 떠올라서다. 이런 이야기를 아버지 나머니씨에게 했더니 싱글벙글 웃으며 "몇 년 전부터 달러를 조금씩 사두고 있었다"고 말하시는게 아닌가. "아빠, 지금부터라도 달러 재테크 해볼까요"라는 나신상씨의 말에 나머니씨는 의외로 고개를 가로젓는다. "너 지금 잘못 샀다간 고점 매수로 도리어 손해볼 수도 있어." 그래도 미련을 버리기 힘든 나신상씨, 과연 지금 달러를 사도 괜찮을까.

최근 들어 환율이 빠르게 급등하면서 달러 상품에 대한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환율이 오른다는 것은 그만큼 원화 대비 달러화의 가치가 높아진다는 의미다. 지난 17일 원/달러 환율은 1195.7원까지 올렸다. 2017년초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조만간 1200원선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환율 급등은 지난달부터 본격화됐다. 미국과 중국간 무역분쟁,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으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안전자산인 달러화가 각광을 받으면서다. 유럽 등 미국 외 국가들의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것도 달러화 강세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국내적으로는 여전히 지속되는 대북정세에 대한 불안감, 외국 국부펀드의 한국 채권 매각, 외국인 투자자들의 배당금 해외송금 등이 원화 약세에 한몫하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이슈가 된 화폐개혁도 투자자들로 하여금 부동산, 금, 달러 등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 관심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나신상씨처럼 지금이라도 달러를 사볼까하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좀 더 조심스러운 접근을 권유한다. 환율이 너무 급격하게 오른 만큼 이같은 흐름이 장기화되긴 힘들다는 전망에서다. 장개천 신한PWM판교센터 팀장은 "달러 인덱스 추세를 보면 다른 통화에 비해 달러 강세 요인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연일 고점 경신에 따른 부담감과 당국의 경계감 등으로 상승흐름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봤다.



조현수 우리은행 양재남금융센터 부지점장은 "환율 변동을 예측하긴 힘들지만 조정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며 "지금 들어갔다가는 너무 고점에서 매수하게 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달러를 이미 보유하고 있는 경우에도 현 상황에서 달러를 더 사들이려는 움직임은 많지 않다. 김현섭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팀장은 "향후 환율이 떨어질 때 추가 매수에 나서겠다는 분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조 부지점장은 "달러 보유량이 많은 고객들의 경우 환율이 1145~1150원 수준일 때부터 분할매도를 통해 일정 수준의 차익실현을 거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새롭게 달러 투자에 나서고 싶은 투자자들은 전반적인 투자 포트폴리오를 고려해서 분할 투자 방식으로 접근하는게 상대적으로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이다. 달러 저축보험이 대표적이다. 일반적으로 5년, 7년 등으로 납부기간이 길고 매달 사들이기 때문에 고점 매입도 피할 수 있다.


달러 정기예금도 안전도가 높은 방식으로 꼽힌다. 김 팀장은 "정기예금이라 확정금리가 나와 리스크가 적다"며 "원화 정기예금보다 금리 수준이 0.5%포인트 가량 높은 점도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달러 매입을 고려한다면 지금보다 다소 떨어진 시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조 부지점장은 "최근 10년간 평균 원달러 환율은 1110~1140원 수준"이라며 "이 선 밑으로 환율이 내려갔을 때 매입하는게 좋다"고 권했다. 이 때도 역시 분할 매수로 접근하는게 좋다.

달러만 바라볼게 아니라 다른 안전자산인 금에 투자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미국 증시의 호황으로 금가격은 2월 고점에 비해 다소 하락했지만 각국 중앙은행들의 전략적인 금매수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가격 상승요인이 있다는 분석이다. 장 팀장은 "올해 1분기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 순매수량은 약 145톤으로 2013년 이후 1분기 중 최대"라며 "올해 전체로는 500~600톤이 순매수될 것으로 전망돼 하반기로 갈 수록 금에 대한 매력도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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