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40년새 최악 가뭄… "대북제재 때문" 유엔 비난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2019.05.17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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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량 1982년 이후 최저, 농작물에 타격

북한 개성의 농민들. /사진=로이터북한 개성의 농민들. /사진=로이터


북한에 40년 만의 최악 가뭄이 찾아오면서 식량위기가 가중되고 있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이 같은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든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15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올해 1~5월 초 북한의 강수량은 54.4mm로 평년(128.6mm)의 42.3%에 그치며 1982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가뭄으로 인해 농작물 작황도 전례없는 타격을 입고 있다.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는 15일 공개한 북한 국가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2018년 수확량은 전년보다 9% 줄어 10년 만에 가장 큰 폭의 감소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가을에도 작황이 부진했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올 봄 최악의 가뭄이 들이닥치면서 식량난이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식량난의 원인으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들며 유엔을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로버트 킹 전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북한이 지난 2월 유엔에 서한을 보내 유엔의 대북제재로 북한이 식량난을 겪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면서 "유엔의 대북제재가 인민의 굶주림을 유발하고 있어 제재를 해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북한은 16일 외무성 홈페이지에 올린 공식입장에서도 "유엔은 소수 대국의 특권을 허용하는 불공정한 국제기구"라며 "대북제재가 힘으로는 우리를 어쩔 수 없는 세력들에게 있어 마지막 궁여일책이라 할지라도 우리는 그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맞받아나가 짓뭉개버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WSJ는 "일부 전문가들은 북미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북한이 미국을 압박하고 대북제재를 해소하기 위해 가뭄과 식량난을 이용하는 것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운산의 옥수수밭에서 일하고 있는 농민. /사진=로이터북한 운산의 옥수수밭에서 일하고 있는 농민.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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