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돼지해'에…돼지열병으로 몸살앓는 中

뉴스1 제공 2019.05.16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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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中 돼지 개체수 3분의 1로 줄어들 수"
中돼지고기 가격 하반기 사상최고치 찍을 듯

돼지. © AFP=뉴스1돼지. © AFP=뉴스1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황금돼지해인 2019년 중국 전역을 강타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탓에 돼지 수억마리가 폐사 혹은 살처분 위기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CNN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네덜란드 은행 라보뱅크는 15일(현지시간) ASF로 인해 올해 중국의 돼지 개체수가 약 3분의 1로 줄어들 수 있다고 추정했다. 미국과 유럽의 모든 돼지를 합친 것과 맞먹는, 최대 2억마리가 살처분될 수 있다는 의미다.



ASF는 작년 8월 중국 본토에서 처음 보고된 이후 베트남, 캄보디아, 몽골 등 아시아 전역으로 번져나갔다. 지난 한해 중국에서만 약 100만마리의 돼지가 도살됐다.

아시아 각국도 즉각 대응에 나섰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 2월 이후 현재까지 베트남에서 약 9만마리의 돼지가 살처분됐다. 파키스탄 정부는 'ASF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데 군대까지 동원했다.



홍콩 정부는 축사 내 1마리의 돼지에서 ASF 바이러스가 발견되자 6000마리의 돼지 전체를 살처분했다.

각국 정부가 이처럼 강경 대응에 나선 것은 ASF 바이러스의 걸린 돼지의 폐사율이 100%에 달하기 때문이다. ASF 바이러스는 살아있는 돼지뿐 아니라 돼지고기 제품에서도 수개월 간 생존할 수 있어 돼지를 도살해도 계속 확산할 수 있다. 현재까지 개발된 치료법이나 백신도 없는 상태다.

하지만 정작 진원지인 중국에서는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돼지농장이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는데다 소형 농가가 많아 중앙정부가 일일이 관리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방정부 공무원들이 처벌을 우려해 피해 사실을 무시하는 경우가 많아 공식 통계보다 피해 규모가 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FAO 대변인은 중국에서 ASF가 완전히 종식되기까지엔 수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질병 발생과 확산 과정이 복잡하기 때문에 통제 가능 여부를 확신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중국 돼지고기 산업과 소비자들에게도 비상이 걸렸다. 세계 최대 돼지고기 소비국인 중국에서는 14억 인구의 식탁에 거의 매일 돼지고기가 오른다. 중국 당국은 ASF로 인한 극심한 공급 부족에 중국 돼지고기 가격이 오는 하반기 사상최고 수준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ASF의 여파가 전 세계 시장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과 유럽은 돼지고기에 붙는 62%나 되는 관세에도 불구하고 중국 출하량을 늘리고 있다. 중국발 쇼크에 4월 세계육류가격지수는 3월(164.1포인트) 대비 4.9포인트(3.0%) 오른 169포인트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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