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는 선택할 수 있지만, 가족은 선택할 수 없다”라는 말이 있다. 사위나 며느리도 법적으로는 가족으로 취급되긴 하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혈통은 아니다. 법적인 가족은 이혼으로 그 가족관계가 없어질 수 있지만, 혈통은 그 어떠한 방법으로도 부인할 수 없다. 법적으로 가족관계가 형성되는 사위나 며느리가 아니라 오직 혈통인 자녀, 손자녀들만 신탁재산을 이용할 수 있도록 구성한 신탁을 혈통신탁이라 한다.
재혼할 경우 재혼 전 자녀들과 재혼하려는 배우자의 자녀들 간의 재산분쟁도 혈통신탁을 활용하면 해결할 수 있다. 재혼 전에 각자 재산에 대해 혈통신탁을 설정해 놓고 재혼 부부가 부부 공동으로 사용할 재산을 분리할 경우 부부 둘 사이는 물론 자녀들 사이에서도 재산과 관련한 분쟁이 생기지 아니할 것이다.
실제로 고객들과 상담하다 보면, 자녀들의 결혼과 관련한 스트레스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자녀들이나 손자녀들이 믿을 만한 배우자를 잘 선택하여 행복하게 산다면 이보다 좋을 수 없지만, 우리가 살아오는 경험칙에 의하면 그렇지 않을 확률도 매우 높다. 우리나라 결혼 건수 대비 이혼율은 30% 이상이다. 30%라면 엄청나게 높은 비율이다.
자녀들의 행복한 결혼생활을 기대하지만, 그렇다고 그러한 기대만으로는 안정감이 떨어진다. 혹시 모를 자녀들의 이혼을 대비해서라도 그냥 유산을 물려주기보다는 혈통신탁을 활용하는 것이 더 현명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혈통신탁은 만일에 있을 자녀들의 이혼, 사망 등의 변수 대처할 수 있는 수단일 뿐만 아니라 이혼을 예방함으로써 자녀들이 행복한 결혼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장치가 될 수 있다. 혈통신탁으로 어렵게 모은 재산을 보호하면서 자녀, 손자녀의 행복한 결혼생활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