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폭탄' 떨어질라, 긴장하는 세계 자동차 업계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정한결 기자 2019.05.14 14:45
글자크기


中, 미국車 관세 부활 가능성…美도 車 관세 만지작
세계 주요 車 업체 주가 급락…EU·日·韓 등 긴장 ↑

'관세 폭탄' 떨어질라, 긴장하는 세계 자동차 업계


화해할 듯하던 미국과 중국이 다시 험한 싸움을 시작했다. 세계 경제의 침체 위험도 다시 두드러졌다. 특히 완성차 업계가 잔뜩 움츠러들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공세가 강화된 가운데 중국이 보복 대상으로 미국산 자동차를 겨냥할 수 있어서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가 유럽과 일본, 한국 등에서 수입되는 자동차에까지 높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위협하면서 긴장감이 극에 달했다.

블룸버그통신의 '세계 자동차 제조사 지수'(WAMI)는 13일(현지시간) 전날보다 1.6% 떨어진 174.03을 기록했다. 지난 1월 4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하기 전인 지난해 1월 고점과 비교해서는 26% 넘게 하락한 것이다. WAMI는 블룸버그가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 27곳의 주가를 바탕으로 산정하는 지수로 자동차 업계의 대략적인 시황을 보여준다. 페라리와 제너럴 모터스(GM), 닛산, 다임러 등은 물론 중국 비야디와 한국 현대차, 전기차 업체 테슬라 등이 포함된다.



이날 자동차 업계 주가가 약세를 보인 직접적인 이유는 미국산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에 대한 중국의 관세 인상 가능성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10일 2000억달러(약 237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율을 기존 10%에서 25%로 올리고, 중국도 다음 달 1일부터 600억달러의 규모의 미국 제품에 5~25%의 보복 관세를 물리겠다고 밝혔다. 미 무역대표부(USTR)까지 이날 25%의 높은 관세를 부과할 3000억달러(356조원) 규모 중국산 제품 목록을 공개하면서 무역전쟁 우려가 급속히 확산했다.

중국이 올 들어 잠정 중단한 미국산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에 대한 높은 관세 부과를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미국에서 차량을 생산에 중국으로 수출하는 업체 주가가 급락했다. 테슬라 주가는 이날 한때 6.3%나 급락하며 2017년 1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으며, GM과 포드도 각각 3.8%, 3.3% 하락했다. 독일 증시의 BMW와 다임러 주가도 시장의 우려가 반영되며 각각 1.2%, 3.3% 떨어졌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해 7월 트럼프 행정부가 34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자 이에 대한 반발로 미국산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관세를 기존 15%에서 40%로 대폭 인상했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초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올해 1월부터 3월 말까지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잠정 중단했으며, 이후에도 이 조처를 계속 유예해왔다.

트럼프 행정부가 유럽과 한국 등에서 수입하는 자동차에 높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점도 자동차 업계에 큰 위험요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8일까지 수입 자동차에 높은 관세를 부과할지를 결정할 예정이며, 유럽연합(EU)은 보복관세 품목 최종 선별 과정에 돌입했다. 블룸버그는 "미국이 EU산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하면 양측 간의 무역 분쟁이 격화될 것"이라고 했다. 자동차는 EU의 대미 주력 수출품으로, 그 수출량이 이미 관세가 부과된 철강과 알루미늄보다 10배나 많다.

한국의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미 워싱턴DC에서 로버르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를 만나 한국산 자동차의 관세 부과 면제를 요청했다.


미 경제방송 CNBC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재선을 위해 중국뿐 아니라 여러 주요 무역상대국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면서 "2016년 불공정 무역 관행을 바로 잡겠다는 공약으로 집권한 트럼프 대통령이 오히려 전보다 무역 갈등을 더 키웠다"고 비판했다. 이어 "(무역전쟁이) 캐나다와 멕시코에서부터 EU와 일본까지로 확대되면서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무역 관계 재정립을 위한 중요한 순간을 마주하게 됐다"고 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