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사 사태'에 물린 개미·외국인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19.05.08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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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보사 사태 후 개인·외국인 저점 매수 전략…사태 악화하며 주가 추가 하락 손실 '눈덩이'(종합)

'인보사 사태'에 물린 개미·외국인


코오롱의 퇴행성관절염 치료제 '인보사 사태'로 인한 주가 하락을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했던 투자자들이 큰 손해를 보고 있다. 인보사와 관련한 의혹이 갈수록 커지며 주가 하락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보사 사태 이후 매수를 늘렸던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들의 손해가 크다.

8일 코스닥 시장에서 코오롱생명과학은 전일 대비 2.78% 오른 3만1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25.4% 급락했지만 이날 외국인이 8억원 어치 순매수하며 주가를 올렸다.



코오롱티슈진은 전날 하한가(29.72% 하락)를 기록한데 이어 3.96% 하락한 1만900원에 마감했다. 주가 하락에도 외국인은 이날 37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코오롱이 인보사의 주성분이 바뀐 사실을 2년 전에 알고도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전날 급락했지만 외국인은 오히려 매수를 늘리는 상황이다. 개인 투자자도 지난달 1일 인보사 사태가 불거진 이후 매수를 늘렸다. 주가 하락을 저점 매수 기회로 활용한 것이다.



개인은 지난달 1일부터 이날까지 코오롱티슈진 185억원 어치를 순매수했고 코오롱생명과학은 256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지난달 18일 이후 매도세가 늘고있지만 그 이전까지 매수량보다는 훨씬 적다. 주가 하락이 이어지면서 매도 타이밍을 잡지 못하고 '물린' 것이다.

외국인은 오히려 지난달 18일을 기점으로 매수세로 전환했다. 3일 전인 15일 논란이 됐던 인보사의 주성분 중 하나인 형질전환세포(TC, 2액)가 처음부터 성분 변경이 없던 것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 결론이 나면서 인보사 사태가 무사히 마무리 될 거란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18일 이후 코오롱생명과학에 152억원, 코오롱티슈진에 138억원의 외국인 투자금이 순유입됐다. 이 기간 동안 외국인은 하루를 제외하고 12거래일을 순매수했다.


코오롱이 개발한 관절염 치료제 인보사는 주성분 중 하나가 당초 품목허가를 받은 형질전환세포가 아닌 사람 단일세포주(293세포)로 밝혀지면서 논란이 제기됐다. 코오롱은 성분이 바뀌긴 했지만 처음 품목허가를 받을 때부터 같은 성분이었고 수천회 투약으로 안전성과 효과가 검증된 만큼 문제 없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코오롱이 인보사의 주성분이 바뀐 사실을 2년 전에 알고도 이를 당국에 알리지 않고 품목허가를 받았단 의혹이 나오면서 사태가 더 악화됐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 3일 장 마감 후 공시를 통해 2017년 3월 코오롱티슈진의 위탁생산업체가 유전학적 계통검사를 거쳐 2액 세포가 293세포라는 것을 통보해 왔다고 밝혔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인보사 임상 중단 통보를 받았다는 사실도 같은 날 공시했다.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 주가는 인보사 사태 이후 올해 고점 대비 60~70% 이상 하락한 상태지만 증권업계에서는 현 시점에서 저점 매수 전략은 위험 부담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미국 임상 중단으로 인보사 해외 판매 시점은 더 늦어졌다"며 "식약처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불확실성이 커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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