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 미중 '무역전쟁' 재발 우려에 2% 폭락

머니투데이 뉴욕(미국)=이상배 특파원 2019.05.08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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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라이트하이저 "10일 0시 중국산 관세 인상"…"안전벨트 단단히 매라" 미중 '무역전쟁' 충격 경고음

[뉴욕마감] 미중 '무역전쟁' 재발 우려에 2% 폭락


뉴욕증시가 2% 가까이 폭락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기습적인 '관세폭탄'으로 미중 '무역전쟁'이 재발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美 라이트하이저 "10일 0시 중국산 관세 인상"

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73.39포인트(1.79%) 급락한 2만5965.09에 거래를 마쳤다. 항공주 보잉과 화학주 듀폰이 각각 4% 가까이 떨어지며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48.42포인트(1.65%) 떨어진 2884.05로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59.53포인트(1.96%) 하락한 7963.76을 기록했다. 초대형 기술주 그룹인 이른바 'MAGA'(MS·애플·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아마존)도 모두 떨어졌다.

미중 무역협상이 난기류에 휩싸이면서 양국간 관세전쟁이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을 폭락세로 이끌었다.



당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말 '대중국 관세폭탄' 트윗으로 중국이 협상을 거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중국이 류허 부총리가 포함된 협상단을 9일 미국에 보내기로 하면서 '협상 중단'이란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그러나 오는 10일 0시부터 수천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상품에 대해 추가관세를 부과할 것이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투매가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폭탄' 트윗이 단순한 협상용 엄포가 아니란 점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대중 강경파'인 라이트하이저 대표 쪽으로 기울었다는 점에서도 협상 타결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무역협상이 타결되더라도 중국의 합의 이행을 강제하기 위해 대중 추가관세를 남겨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으로선 받아들이기 녹록치 않은 조건이다.


현재 양국간 협상에선 △협상 타결시 미국이 부과한 기존 관세 철회 여부 △합의 사항 불이행시 미국의 독자적인 관세 부과 권한 △중국 국유 기업을 중심으로 한 정부 보조금 삭감 △기술이전 강요 금지 등 합의안의 실효성을 높일 이행 매커니즘 등이 마지막 쟁점으로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전벨트 단단히 매라"…미중 '무역전쟁' 충격 경고음

월가에선 무역전쟁 재발에 따른 주가급락에 대한 경고가 쏟아졌다.

빌 그로스의 뒤를 잇는 월가의 '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군트라크 더블라인 CEO(최고경영자)는 7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방송 CNBC의 '하프타임 리포트'에 출연, "트럼프 행정부가 실제로 대중 관세를 인상할 가능성이 50% 이상"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둘다 양보할 마음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스위스 은행 UBS의 케이쓰 파커 전략가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라이트하이저 대표의 발언으로 실제 관세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미중간 전면적 무역전쟁은 전세계 경제성장률의 0.45%포인트를 깎아먹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중국의 GDP(국내총생산)은 1.2∼1.5%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건스탠리는 이날 보고서에서 대중 관세 인상시 중국 주식시장이 10% 이상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는 투자자들에게 '안전벨트'를 단단하게 매라고 당부했다.

유럽에서도 비관적인 소식이 들려왔다. 유럽 최대 경제대국인 독일의 3월 제조업 수주액은 전월 대비 0.6% 증가하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이 기대한 증가율 1.5%를 크게 밑돌았다.

이날 달러화는 강세였다. 오후 4시5분 현재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 거래일 대비 0.04% 오른 97.59를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금값도 올랐다. 같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금은 전장 대비 0.14% 상승한 온스당 1285.60달러에 거래됐다.

국제유가는 급락했다. 이 시간 현재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분 WTI(서부텍사스산원유)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02달러(1.64%) 내린 61.23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시간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7월분 북해산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64달러(2.30%) 떨어진 69.6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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