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에서 에크렘 이마모을루 시장 후보의 지지자들이 재선거 결정에 항의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BBNews=뉴스1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및 현지 매체에 따르면 터키 YSK(최고선거관리위원회)는 이스탄불 광역시장선거 결과를 무효화하고, 재선거를 명령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AKP(정의개발당)는 지난 3월 열린 지방선거에서 전국적으로 51%의 득표율을 얻었으나, 터키 최대 도시인 이스탄불과 수도 앙카라를 야당인 CHP(공화인민당)에 내주며 사실상 패배했다.
그러나 에르도안 대통령과 AKP는 부정선거 의혹을 집요하게 제기했다.
AKP는 투표용지 수와 등록된 유권자 수에 상당한 차이가 있고, 투표소 직원 일부가 정부 소속이 아니라는 등의 이유를 들며 선거 조작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터키 검찰은 투표소 직원 100여명을 소환, 이 중 43명이 2016년 쿠데타 모의 배후로 지목된 'FETO(펫훌라흐 테러조직)'에 연루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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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도안 대통령은 선거 결과가 드러난 직후부터 투표 조작설에 힘을 실어왔다. 그는 지난 4일 "투표가 논란으로 더럽혀진 사실이 명백히 드러났다", "유권자에게 시장을 다시 뽑을 기회가 주어야 한다" 등의 발언도 했다. 재선거 명령이 떨어진 뒤 AKP 대변인은 "대통령이 위원회의 결정에 기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CHP 측은 선관위가 "여당과 대통령의 협박에 고개를 조아렸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당선이 무효가 된 이마모을루는 지지자들에게 "시민들은 나를 뽑았다"며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이스탄불 몇몇 지구에서는 주민들이 냄비와 프라이팬 등을 두드리며 이마모을루에 지지의 표시를 보이기도 했다. 오누르살 아디구젤 CHP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이는 완전한 독재"라며 "AKP에 대항해 선거를 치르는 것은 자유지만, 이기는 것은 금지됐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이날 이스탄불 재선거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져 터키 리라화 가치가 급격히 떨어지기도 했다. 리라화 환율은 7일 오전 11시(한국시간) 현재 전일 대비 1.92% 하락한 192.1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