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대기질 석학 프랭크 켈리 교수 "한국, 차량 수 자체를 줄여야"

머니투데이 영국(런던)=오세중 기자 2019.05.05 10:02
글자크기

박원순 서울시장, 런던 공해차량 운행제한 도입 주도한 켈리 교수와 서울 대기질 개선 방안 논의

영국 런던을 방문 중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3일(현지시간) 오후 4시 킹스컬리지런던 캠퍼스서 프랭크 켈리 교수를 만나 대기질 정책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제공영국 런던을 방문 중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3일(현지시간) 오후 4시 킹스컬리지런던 캠퍼스서 프랭크 켈리 교수를 만나 대기질 정책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제공


영국 대표하는 대기질 석학 프랭크 켈리 킹스칼리지 런던 환경보건학 교수는 "한국에 중요한 것은 차량의 수다. 궁극적으로 노후 차량을 새 차로 바꾸고 차량 수 자체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과 런던 같은 대도시의 경우 자동차 등 수송 부문이 대기질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서울도 런던처럼 강력한 교통수요정책을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영국을 방문 중인 박원순 서울시장은 3일(현지시간) 오후 4시 킹스컬리지런던 캠퍼스에서 런던의 공해차량 운행제한제도 도입을 주도한 켈리 교수를 만나 서울의 대기질 개선 정책에 대한 자문을 구하고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켈리 교수는 세계보건기구(WHO) 대기오염 분야 정책자문을 맡고 있는 대기질 전문가로, 런던의 혼잡통행료와 LEZ(Low Emission Zone, 공해차량 운행제한제도) 프로젝트 등 연구 컨소시엄을 이끌었다.



그는 "현대 대기오염은 결국 교통수단에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과 미세먼지"라면서 "교통수단이 3분의 2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택시가 17.6%로 가장 큰 원인이고, 디젤 LGV(Large goods vehicle·화물차) 10.8%, 디젤차 11.5% 등이 주요 원인"이라며 "런던 도심 내 대기질 개선 위해선 반드시 이런 부분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켈리 교수는 우선 서울 방문 시 노후 경유차보다 신형 차량을 많이 접했던 경험을 얘기하면서 "혼잡세와 도로세를 병과하는 싱가포르의 교통수요정책을 참고하면 좋겠다"며 "서울은 싱가포르에서 하고 있는 정책을 참고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또 서울의 미세먼지와 관련한 중국의 영향 비율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오염에는 국가 간 경계가 없다"며 "우리 모두가 결국에는 오염물질을 배출하고, 다른 사람 오염물질에 영향 받는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켈리 교수는 "미세먼지 책임소재와 관련해서는 3가지 레벨이 있다"며 "무엇보다 국가간의 협정이나 협력이 필요하지만 국가간 협력은 충분치도 않고 빨리 진행되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런던, 파리, 서울 같은 곳에서 대기 미세먼저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사실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시 정부는 국가마다 권한이 다르겠지만 시 정부가 최선의 노력 다해서 시민 건강 개선할 수 있는 방안 구축해야 한다"며 "특히, 우리 모두 개개인이 대기오염에 책임 있다고 생각하고 스스로 줄이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이 국가 간 협력, 시의 시민 건강 개선 방안 구축, 개개인의 노력이라는 3박자가 맞물려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한국의 대기질 오염의 원인이 외부가 50%에 달하는 것을 해결할 방법을 묻는 질문에 "무엇보다 이웃국에서 오염물질 관련해서 반드시 이웃대상국과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런던에서는 3곳의 '슈퍼 사이트'가 있다'며 "슈퍼사이트에서는 PM이나 이산화질소뿐 아니라 PM의 구성까지 파악하고 있고, PM 수치 높아졌을 때 실제 정확히 어느 방향에서 왔는지, 어디서 발생했는지, 석탄인지 석유인지 산불인지 공장인지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켈리교수의 PPT를 들은 박 시장은 "우리는 서울연구원이 (대기질 관련 조사를 영국처럼) 다 했는 지 의문이 든다"며 "(영국처럼 모든 데이터가 매번 누적되는)인벤토리 조사를 업데이트 하고 있지만 느낌은 굉장히 많이 부족해서 전면 업그레이드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은 우리가 초보적"이라며 "객관적 조사가 제대로 안되면 그 다음은 제대로 될리가 없다. 우리 스스로 반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서울시가 최근 미세먼지 관련 연구·정책·기술을 융합한 '미세먼지 연구소' 설립 계획을 밝힌 가운데, 켈리 교수가 이끄는 연구소의 모델을 서울에 도입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