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국제기구에 ‘제안’ 대신 ‘지시’하는 집단의 정체는?

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2019.05.03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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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따끈 새책] ‘자이언트’…세계를 장악한 글로벌 파워 엘리트 389명

정부와 국제기구에 ‘제안’ 대신 ‘지시’하는 집단의 정체는?


국가 권력보다 더 강한 집단이 있다. 국가는 하나의 ‘경계’일 뿐이라며 세계 정치, 경제, 외교 안보를 쥐락펴락하는 ‘초국적 자본가 계급’(Transnational Capitalist Class, TCC)이 그 주인공이다.

21세기 세계 경제의 키워드는 ‘부의 집중화’인데, 가장 부유한 1% 집단이 세계 자본을 관리하고 활성화하며 비정부 관계망을 설계한다는 것이다. 2016년 세계 부의 절반을 차지한 사람은 62명이었으나, 2017년엔 8명으로 줄었다.



부가 소수로 집중되면서 권력 함수관계도 이들을 위한 방향으로 설정되는 셈이다. 저자는 국경을 넘어 세계 부를 좌우하는 389명을 추려 글로벌 파워 엘리트로 명명했다.

이들은 서로 직간접적으로 알고 있으며 사업을 함께하는 경우도 많다. TCC에 속한 글로벌 파워 엘리트에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집단은 1조 달러(1163조원) 이상 자금을 운용하는 자산운용사 17곳 이사진 199명이다. 이들이 운용하는 자금은 총 41조 1000억 달러다.



대부분 명문 사립대를 나왔고 그중 28명은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를 졸업했다. 또 IMF, WTO, 세계은행 등 세계적 정책 집단이나 정부 기관에서 일한다. 이 집단에서 한국인은 3명으로 세계경제포럼 이사회의 김용 전 세계은행 총재, 삼극위원회 집행부 류진 풍산 회장, 한승주 전 주미대사가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년간 초국적 자본가 계급 연구에 몰두해 온 저자는 책에서 기업과 단체, 개인 실명을 포함해 학력, 경력, 재산까지 낱낱이 파헤치며 세계 자본이 어떤 메커니즘으로 작동되는지 설명한다.

저자는 이들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1%의 핵심 행동대원”이라고 정의한다. 이들은 각국 정부와 여러 국제기구에 ‘제안’하지 않고 ‘지시’하며 그 지시가 당연히 이행될 것으로 기대한다.


최우선 순위가 1% 부자에게 3~10% 평균 투자 수익을 안겨주는 일이기에 담배, 무기, 독성 물질 등 사회적 안전망을 해치는 일에도 기꺼이 투자한다. 2008년 1% 부자의 총자산은 42.5%였으나 2017년엔 50.1%로 증가했다.

저자는 “세계 경제 체제를 움직이는 금융자본과 관련된 모든 핵심 의사결정이 이들 손안에서 이뤄진다”며 “국가를 인구 통제 구역 정도로 인식하는 글로벌 파워 엘리트의 힘은 점점 더 막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자이언트=피터 필립스 지음. 김정은 옮김. 다른 펴냄. 446쪽/3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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