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향하는 中전기차 굴기, 이제 한국 안방까지 침투

머니투데이 이건희 기자 2019.05.02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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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IC, 전기차 3종 국내 최초 공개…위기감 커지는 韓 "국산·해외차 동일 보조금 정책 재검토해야"

베이징자동차그룹의 전기차 EU5 모습. /사진제공=베이징자동차그룹베이징자동차그룹의 전기차 EU5 모습. /사진제공=베이징자동차그룹


중국 전기차가 2일 한국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가 입지를 굳히자 본격적인 해외 확장에 나선 것이다.

베이징자동차그룹(BAIC)은 이날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9 EV 트렌드 코리아'에서 전기차 라인업 3종을 공개했다.



이 자리에는 장시용 BAIC 부회장, 마 팡 리에 북경신에너지자동차 사장, 리진강 BAIC 해외총괄 사장, 부홍성 베이징차 마케팅 및 영업 총재가 등 주요 경영진이 함께했다.

리진강 사장은 이 자리에서 한국과의 협력 관계를 강조했다. 베이징현대를 통한 합작 파트너인 현대자동차를 언급하며 "(양사는) 줄곧 협력 관계를 맺어왔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중국의 차 산업 발전과 우정에 큰 공헌을 하고 있고, 상호 협력을 통해 패러다임 변화를 모색하고 싶다"며 "한국 시장은 친환경차의 발전 가능성이 매우 크고, 해외시장 개척 등을 추진하는데 중요한 곳"이라고 말했다.

BAIC는 이날 △중형 세단 EU5 △중형 SUV(다목적스포츠차량) EX5 △소형 SUV EX3 등을 공개했다. 자신들의 강점으로 국내 전기차 대비 개선된 성능과 저렴한 예상 가격을 내세웠다.

EU5는 BAIC와 메르세데스-벤츠 기술 협력으로 만들어진 모델로 지난해 11월 출시 이후 현재까지 약 4만6000대가 판매된 모델이다. 현대차 (241,000원 ▼8,000 -3.21%)의 아이오닉과 크기가 비교될 수 있는 차종으로 BAIC의 첨단 기술인 'e-모션 드라이브 3.0'라는 지능형 전자제어시스템이 탑재됐다.


운전자 편리성을 높이는 인공지능(AI) '다윈 시스템'도 적용됐다. 바이두·보쉬·하만 등 글로벌 업체들과 협력해 개발한 자율학습 기능을 통해 실내 온도, 좌석과 조명 등 운전자가 원하는 환경을 자동 조절하는 시스템이다.

60.2kWh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완충시 460km(유럽 NEDC 기준)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급속 충전은 30~80% 수준으로 할 경우 30분이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BAIC 관계자는 "예상 판매가격도 4000만~4300만원 수준으로 국내 경쟁 차종 대비 저렴하게 책정될 전망"이라고 소개했다.

SUV 라인업인 EX3, EX5도 1회 완충시 최대 주행거리가 각각 501km, 415km에 달한다는 점을 통해 가성비가 강조됐다. 두 모델 예상 판매가격은 4300만~4600만원(EX3), 4500만~4800만원(EX5) 등이다.

특히 EX5의 경우 아직 한국에 없는 '중형 SUV 전기차'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BAIC 측도 EX5가 현대차 투싼과 비슷한 크기이면서도 성능이 우수한 전기차라는 점을 강조했다.

BAIC 수입판매원인 북경모터스 측은 신차 3종에 대한 국내 인증 작업 등을 거쳐 내년부터 판매를 시작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번 신차 판매 알림 행사를 시작으로 공식 판매 시작행사를 거쳐 렌터카·카셰어링·택시 등에도 자사 차량이 투입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전기 상용차 투입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중국 전기차의 공세가 본격화하자 국내 업계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중국 정부가 자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던 정책을 펼치며 자국산업 이익만 추구했다는 것이다. 반면 한국에선 국내차·수입차 관계없이 동등하게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했다.

국내 보조금 정책을 재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중국 업체들은 자국 정부 보조금이 종료한다니 한국, 유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우리의 보조금 정책도 전면 재검토해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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