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마두로, 쿠바 망명 시도…러시아가 말렸다"

머니투데이 뉴욕(미국)=이상배 특파원 2019.05.02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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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두로 "어이없는 소리"·러시아 "가짜뉴스" 부인…"미·러 외무장관, 베네수엘라 사태 논의 예정"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사진=뉴스1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사진=뉴스1


정권교체를 위한 무장봉기가 발생한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쿠바 망명을 시도했으나 러시아가 그를 만류했다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주장했다. 그러나 마두로 대통령과 러시아는 모두 이 같은 주장을 부인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러시아와 쿠바 등의 비호를 받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1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마두로 대통령은 오늘 아침 쿠바 아바나로 떠나기 위해 활주로에 비행기까지 대기해둔 상태였다"며 "그러나 러시아가 그에게 떠나지 말고 머물라는 뜻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폼페이오 장관은 "비행기를 출발시켜라"며 마두로 대통령에게 베네수엘라를 떠날 것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마두로 대통령을 지지하는 쿠바에 대해 "그들이 이 폭력배(마두로 대통령)를 보호하는 건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AFP통신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은 자신이 망명을 시도했다는 폼페이오 장관에 대해 "어이없는 소리"라며 부인했다.



러시아도 폼페이오 장관의 주장을 반박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모든 힘을 다해 베네수엘라 군대의 도덕성을 실추시키려 시도하고 있다"며 "그들은 정보전의 일환으로 가짜뉴스를 동원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폼페이오 장관과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베네수엘라 사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밝혔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폭스뉴스 등과의 인터뷰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라브로프 장관과의 대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서방으로부터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받은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은 전날 마두로 정권 퇴진을 위한 무장봉기를 선언했다. 이에 수만명의 반정부 시위자들이 거리로 쏟아져나와 '마두로 퇴진'을 외쳤다. 이들은 경찰과 정부군을 향해 돌과 화염병을 던지며 저항했다.


정부군은 장갑차, 물대포, 고무탄을 이용해 진압 작전을 벌였다. 정부군의 장갑차가 시위대를 향해 돌진하는 과정에서 이에 깔린 시민도 있었다.

현지 의료기관에 따르면 이날 양측의 충돌로 모두 70여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1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대부분은 고무탄에 맞아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충성스런 군부에 의해 야당측의 쿠데타가 분쇄됐다고 주장했으나 수도 카라카스 곳곳에서는 아직도 최루탄과 총성이 울리는 등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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