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관계자는 23일 “금융감독원이 킥스 2.0을 마련해 금융위원회와 함께 위험률 등 민감한 내용에 문제가 없는지 들여다 보는 중”이라며 “급하게 서둘러 발표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라 상반기 중 공개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국 내 신중론이 커지면서 일정에도 변화가 생긴 것으로 파악된다. 킥스 2.0 공개가 상반기 이후로 늦춰지면 연내 최종안 발표는 못할 가능성이 크다.
당국이 킥스 발표 일정에 대한 속도 조절에 나선 배경은 우선 물리적으로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IFRS17 도입이 1년 연기된 데다 국내외 보험업계에서 1년 추가 연기를 요구하고 있어, 관철된다면 총 2년의 시간을 벌 수 있다. 생명보험협회는 유럽 보험협회와 함께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에 IFRS17 도입을 추가로 1년 더 연기해야 한다고 건의한 상태다.
유럽은 IFRS17 시행에 대비해 2016년 감독규제인 ‘솔벤시2’를 먼저 도입했지만 비용과 인력 등 예상보다 과도한 부담이 발생해 최근 규제 개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킥스라는 명칭은 국제보험감독자협의회(IAIS)가 마련하고 있는 보험자본기준(ICS)에서 따왔는데, 킥스의 토대가 된 ICS도 2025년에 시행될 예정이라 세부 기준이 계속 변경되고 있다. 따라서 국내에서만 킥스를 서둘러 시행할 이유가 없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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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킥스 시행과 관련한 구체적인 일정과 최종안이 공개될 경우 일부 보험사 CEO(최고경영자)들이 자본확충을 최대한 미룰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당국에서도 이에 대한 고민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임기가 짧은 CEO들의 경우 본인 임기에 최대한 자본확충을 피하려 할 수 있다”며 “하지만 세부 일정이나와야 차질없이 준비할 수 있는 만큼 각사별로 자본확충과 관련한 세부 이행계획을 받는 등 보완책을 마련해 기준을 확정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