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공세에 대형마트 '10원전쟁' 재점화

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김태현 기자 2019.04.17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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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 2주간 경쟁사 보다 낮은 가격으로 극한도전, 이마트·홈플러스도 가격전쟁...1분기 마트 역성장

롯데마트는 경쟁사와 가격비교를 통해 최종가격을 책정하는 극한가격 행사를 벌인다. /사진=롯데마트롯데마트는 경쟁사와 가격비교를 통해 최종가격을 책정하는 극한가격 행사를 벌인다. /사진=롯데마트


국내 대형마트의 실적 부진이 지속되면서 업체들이 가격전쟁이 강도를 더하고 있다. 10년전 마트들이 벌였던 '10원전쟁'이 되풀이되는 모양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오는 18일부터 2주간 온·오프라인 최저가 이벤트 '극한도전'을 진행한다. 행사품목은 총 16개로 시즌에 적합한 카테고리 대표 상품들로 선정했다. 특히 롯데마트는 오프라인 마트 최대 경쟁사인 이마트와 e커머스 업체인 쿠팡과의 가격경쟁을 선언했다. 1주일 단위로 최저가 상품을 8개씩 선보이는데 19일부터 매일 오전 9시기준 상품들의 단위당 가격을 각 사 홈페이지를 통해 비교해 확정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공개한 대표 상품은 '팔도 비빔면'(5입)은 3530원, '비트 액체 진드기 세제'(각 3ℓ, 일반/드럼)이 각 6800원, '롯데푸드 라퀴진 베이컨'(120g, 2개입)이 5980원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최근 경기불황에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소비자들이 10년전처럼 가격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졌다"면서 "고객들을 마트로 끌어들이기위해서는 파격적인 가격을 제시하는게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 10년전인 2010년 당시 마트들은 경쟁사에 직원들을 보내 가격동향을 확인하고 10원씩 더 저렴하게 가격을 책정해 제품 가격이 수시로 바뀌는 해프닝이 벌어졌었다.
이마트 국민가격 이벤트/사진=이마트이마트 국민가격 이벤트/사진=이마트
앞서 이마트 역시 연초 정용진 부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미지의 영역인 초저가 시장에서 기회를 찾아야한다"고 강조하는 등 가격경쟁에 불을 당겼다. 이에 지난 1월부터 '국민가격'을 통해 매월 1, 3주차에 특정식품을 큰 폭으로 할인하고 있다. 생닭부터 전복, 쌀, 쭈구미 등 할인상품으로 폭발적 호응을 얻었다. 이날도 러시아산 대게를 4월 3주차 국민가격 품목으로 선정해 도매가 수준인 3만 4800원(750g내외)에 18일부터 24일까지 판매하기로 했다. 홈플러스 역시 지난달부터 창립을 기념해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벌이고있다.

이 같은 가격전쟁은 온라인으로 이탈하는 고객을 붙들기 위한 고육책이다. 실제 증권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의 할인점부문 매출은 1분기에도 역성장했다. 이마트의 경우 마이너스 1~2% 수준, 롯데마트는 마이너스 3~4% 가량으로 추정된다. 비상장사인 홈플러스 역시 역성장을 면치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e커머스 업체들의 공세가 이어지면서 내점고객이 줄어들고 이를 끌어들이기 위한 가격경쟁으로 마트들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악순환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마트의 가격전쟁은 오프라인 업체 간 경쟁보다는 온라인을 겨냥해 고객을 끌어들이기위한 포석"이라면서도 "대형마트의 온라인 사업이 아직 안착하지 못한 상황에서 출혈경쟁이 심화되면 영업이익이 곤두박질할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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