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5G 아이폰' 나온다…앞서가던 삼성·LG '화들짝'

머니투데이 강미선 기자 2019.04.17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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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퀄컴 합의…애플 공백 틈타 국내업체 시장 선점·5G 주도권 확보 '비상'

(쿠퍼티노 로이터=뉴스1) 우동명 기자 = 팀 쿡 애플 CEO가 25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주 쿠퍼티노 애플파크의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신개념 TV 스트리밍과 뉴스 사업을 공개하는 '애플 스페셜 이벤트'에 참석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쿠퍼티노 로이터=뉴스1) 우동명 기자 = 팀 쿡 애플 CEO가 25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주 쿠퍼티노 애플파크의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신개념 TV 스트리밍과 뉴스 사업을 공개하는 '애플 스페셜 이벤트'에 참석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애플이 퀄컴과 최대 270억달러(약 30조원) 규모의 특허소송을 끝내기로 전격 합의하면서 애플의 5G(5세대 이동통신) 아이폰 출시가 빨라질 전망이다. '5G 아이폰' 부재를 틈타 5G 시장 선점 효과를 노렸던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업체들도 다급해졌다.

◇퀄컴과 합의…5G 아이폰 출시 빨라진다=16일(현지시간) 미국 언론 등에 따르면 애플과 퀄컴은 특허소송에 합의하고 전세계적으로 제기된 각종 소송도 일괄 취하하기로 했다. 법적 소송에 들어간지 2년여 만이다. 합의안에 담긴 구체적 금액이나 계약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애플은 통신 모뎀 칩을 공급하는 퀄컴에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양측이 2년 연장 옵션의 6년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2017년 퀄컴에 대해 지위를 이용해 과도한 로열티를 부과한다며 270억달러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이에 맞서 퀄컴도 특허침해 및 로열티 지급계약 위반 등 혐의로 애플을 상대로 70억달러의 소송을 제기했다.

이날 양사의 전격적 합의는 최악을 피하고 실리를 택하자는 공감대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애플은 퀄컴에 패소할 경우 아이폰 판매를 중단해야 하는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다급해진 애플이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고 평가하는 이유다.



2011년 아이폰4 출시 때부터 퀄컴 칩을 써왔던 애플은 특허분쟁 이후 퀄컴과의 관계를 정리해 왔다.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 최신 모델에는 인텔 칩이 사용됐다. 하지만 삼성전자, 화웨이 등 경쟁사들이 5G 스마트폰을 개발하고 출시에 나서는 가운데 애플은 5G 모뎀 칩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제품 출시 일정조차 잡지 못했다.

현재 5G 모뎀 칩을 생산하는 곳은 퀄컴, 삼성전자, 화웨이 정도다. 애플은 최근 삼성전자 측에 5G 모뎀칩 공급을 타진했으나, 물량 부족을 이유로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는 “애플에 5G 칩을 판매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미국 정부가 안보 위협을 이유로 구매를 금지하고 있다. 인텔의 5G 모뎀칩은 개발이 지지부진해 5G 아이폰이 2021년이나 돼야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퀄컴 외에는 당장 5G 모뎀칩 공급처가 없는 애플로서는 어떤 형태로든 퀄컴과의 소송을 빨리 끝내야 했다.

퀄컴과의 합의로 애플도 5G 스마트폰 경쟁에 뛰어들게 됐다. 업계에서는 내년 애플의 첫 5G 스마트폰이 나오는 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출시 시기가 올해 하반기로 더 당겨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S10 5G / 사진제공=삼성전자삼성전자 갤럭시S10 5G /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LG, 5G 주도권 확보 '비상'=이날 IT공룡들의 깜짝 발표로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업체들은 5G 경쟁에 더욱 고삐를 쥐게 됐다. 애플의 5G 아이폰 부재를 틈타 여유있게 북미 5G 시장을 선도할 계획이었지만 상황이 바뀌었기 때문.


삼성전자는 지난 5일 국내에 '갤럭시S10 5G'를 출시했다. 세계 첫 5G 스마트폰이다. 다음달 16일에는 미국 1위 이통사 버라이즌을 통해 갤럭시S10 5G를 출시키로 했다.

LG전자도 다음 달 미국 이통사 스프린트를 통해 자사의 첫 5G 스마트폰 'V50 씽큐'를 출시키로 했다. 스프린트는 5월 미국 애틀랜타, 시카고, 댈러스, 캔자스 시티에 5G를 상용화하고 올 하반기 휴스턴, 로스앤젤레스, 뉴욕, 워싱턴D.C. 등으로 확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LG전자는 이에 앞서 국내에서 이달 19일 'V50 씽큐'를 출시할 예정이었지만 일정을 미뤘다. '갤럭시S10 5G' 출시 이후 5G 품질 논란이 계속되면서 5G 서비스 안정화 및 스마트폰 완성도를 높인 뒤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새 출시일은 이르면 26일, 늦으면 5월로 미뤄질 수도 있다.
애플 '5G 아이폰' 나온다…앞서가던 삼성·LG '화들짝'
삼성전자와 LG전자의 5G 스마트폰이 올해 미국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5G 스마트폰이 될 전망이었지만 아이폰이 올 하반기 출시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특히 LG전자가 더욱 곤혹스럽게 됐다. 실적부진에 시달려왔던 LG전자는 주력 시장인 북미에서 5G를 계기로 재기를 노려왔다. 북미 스마트폰 시장 작년 점유율은 애플(38%), 삼성전자(26.5%), LG전자(15.9%) 순이다. 애플의 5G 시장 공백은 LG전자가 점유율을 늘릴 수 있는 기회다.

시장조사업체 크리에이티브 스트래티지는 "이번 합의로 빠르면 올해부터 아이폰에 퀄컴 5G칩을 탑재할 수 있지만, 제품 안정화작업을 거쳐 내년 5G 아이폰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애플은 여전히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중국업체들의 공세도 거세다. 화웨이는 지난 16일 열린 ‘화웨이 애널리스트 써밋(HAS)’에서 5G 폴더블 스마트폰 ‘메이트X’를 오는 7월 출시한다고 밝혔다. 화웨이는 특히 "폴더블이 아닌 다양한 5G 스마트폰들도 연말까지 나오고 내년에는 중가형, 2021년 저가형까지 모든 라인업의 5G 스마트폰을 완성할 것"이라며 5G 주도권 확보 의지를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막 열린 5G 시장이 대중화되기 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며 "그 사이 애플까지 주요 업체들이 뛰어들면서 주도권을 쥐기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LG V50 씽큐+듀얼스크린 / 사진제공=LG전자LG V50 씽큐+듀얼스크린 / 사진제공=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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