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전 회장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아시아나항공 매각"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2019.04.16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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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게시판에 올려 "아시아나는 '내 모든 것'-언제나 아시아나와 함께 있을 것"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사진=김창현 기자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사진=김창현 기자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대해 "피를 토하는 심정"이라고 밝혔다. 박 전 회장은 그러면서 "지금 회사가 처한 어려움을 현명하게 타개해 나가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임직원들에게 동의와 혜량을 구한다고 덧붙였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박 전 회장은 지난 15일 아시아나항공 사내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이같이 밝혔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유동성 위기에 31년 만에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먼저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애틋함을 전했다. 박 전 회장은 "1988년 아시아나항공 설립을 위해 사업계획을 준비하고 2월 17일 아시아나항공을 창립했다"며 "여러분들과 같이 했던 31년간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마음으로 임직원들과 함께 했던 시절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이어 "경쟁사와의 치열한 노선경쟁을 펼치며 새 비행기를 도입하던 일들, 크고 작은 사고로 인한 비상 상황들. 그리고 우리는 IMF(국제통화기금)를 비롯해 9·11테러, 사스와 메르스,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 외부적 시련에 맞서야 했다"며 "모든 과정에서 여러분들과 땀 흘렸던 빛나는 순간과 고독한 결정을 해야 했던 불면의 밤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고 기억했다.



그는 특히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내 모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회장은 "아시아나라는 브랜드에는 저의 40대와 50대 60대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며 "이곳에서 여러 유능한 임직원과 함께 미래와 희망을 꿈꿀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밝혔다. 이어 "2004년에는 그룹 명칭도 금호그룹에서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 변경할 만큼 아시아나는 늘 그룹의 자랑이었고 주력이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마지막으로 "아시아나의 아름다운 비행을 끝까지 함께 하지는 못하지만 제 마음은 언제나 아시아나와 함께 있을 것"이라면서 "아시아나항공이 조속히 안정을 찾고 더 나아가 변함없이 세계 최고의 항공사로 발전해 나가길 돕고 응원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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