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가도 낙타는 타지 마세요"

머니투데이 이소연 인턴기자 2019.04.15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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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동물보호단체 '페타' 동물 학대 영상 고발
"모두가 그렇지는 아니다" 현지 관광업자 반발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국제 동물보호단체인 페타(PETA: People for the Ethical Treatment of Animals) 아시아지부가 이집트 기자 지역 피라미드에서 관광객을 태우는 투어 상품에 이용되는 낙타와 말이 지속적인 학대에 노출됐다고 13일(현지시간) 고발했다.

페타는 이날 유튜브 영상을 공개하고 무더운 날씨에서 관광객을 등이나 마차에 태워 피라미드 주변을 돌아야 하는 동물들이 최소한의 물과 음식, 그늘도 보장받지 못한 채 죽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페타가 공개한 영상에서 기자, 룩소르 지역의 동물들은 다쳐서 상처가 있어도 일을 하도록 강요당하고 있었다. 코에서 피가 나고, 뼈가 다 보일 정도로 마른 동물들이 주인에 의해 끌려다니며 손님을 받고 있었다. 영상에서 한 목격자는 관광객을 마차에 태우고 가던 말이 쓰러지자 관리인들이 말이 일어설 때까지 막대로 마구 때렸다고 말했다. 일하기 어려울 만큼 아픈 낙타는 다시 시장으로 팔려가 도살당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페타는 이집트 관광당국에 수차례 조치를 촉구했으나 변화가 없자, 영상을 공개하고 불매운동 전개를 선택했다고 뉴욕타임스가 13일(현지시간) 전했다. 페타 동물보호 프로그램 책임자인 애슐리 프루노는 "동물 학대는 오늘날 관광 산업에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페타는 공식 사이트를 통해 피라미드 지역 관광 산업에서의 동물 사용을 금지해 학대를 막을 수 있도록 이집트 관광청에 단체로 이메일을 보낼 것을 촉구했다. 페타는 학대받는 동물 대신 전기 인력거같은 현대식 운송수단을 사용할 것을 정부측에 요청하고 있다. 또 이집트를 찾는 관광객에게 낙타나 말을 타는 액티비티를 불매할 것을 권유했다.

청원사이트인 체인지닷오르그(Change.org)에도 이집트에 방문했던 헝가리 여행객 노에미 하스존이 올린 "기자 피라미드, 룩소르, 아스완에서의 동물 학대를 멈추라"는 청원에 현재 5만명에 가까운 인원이 서명했다.

그러나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낙타 타기' 액티비티로 생계를 유지하는 이집트인 수천명이 곤궁에 빠질 수 있어 불매운동이 답이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이집트 관광청에 따르면 이집트 전체 국내총생산(GDP) 중 11.5%가 관광업에서 나오는 수익이다.


피라미드 주변에서 '낙타 타기' 사업을 한다는 아흐메드 카멜은 뉴욕타임스에 "모두가 동물 학대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를 (생업에서) 밀어내면 우리 가족들은 어떻게 사나?"라며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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