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코스닥 끌어올린 외국인…이달만 1300억 순매수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19.04.12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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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톡스 순매수 1위, 반도체 종목 다수…"원화 약세에도 외국인 투자 증가 주목해야"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달 들어 코스닥 시장에서 1300억원을 순매수 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개인 투자자들은 차익 실현을 위한 매도세가 이어졌지만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로 코스닥 수익률이 코스피를 웃 돈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1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닥 종목 3조1171억원 어치를 매수하고 2조9855억원 어치를 매도했다. 순매수 규모는 1316억원이다.



같은 기간 기관이 612억원 어치를 순매수하고 개인은 731억원 어치를 순매도한 것을 감안하면 이달 코스닥의 상승세는 외국인 투자금의 유입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0.05% 오른 766.91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4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이달 들어서는 5.1% 올라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4.1%)보다 1%p(포인트)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달 코스닥에서 20억원을 순매도 했지만 이달 들어 투자 규모를 늘리며 순매수세로 돌아섰다. 코스닥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업종이 올 하반기부터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순매수 상위 업종 중에는 반도체 관련 종목이 많았다. 외국인이 이달 50억원 이상 순매수 한 18개 종목 가운데 가장 많은 6개 종목이 반도체주였다. 원익IPS (3,510원 ▲30 +0.86%)에 141억원, 주성엔지니어링 (35,050원 ▲600 +1.74%)에 113억원의 외국인 자금이 순유입됐다. SK머티리얼즈 (402,900원 ▼10,100 -2.45%) 네패스 (17,680원 0.00%) 실리콘웍스 (71,500원 ▼2,600 -3.51%)는 각각 58억원씩 순매수했고 고영도 53억원을 투자했다.

투자가 가장 많은 종목은 메디톡스 (129,200원 ▼100 -0.08%)였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메디톡스 320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메디톡스는 보툴리눔톡신(일명 보톡스)을 생산하는 바이오업체로 거대 의료시장인 중국으로 정식 수출을 앞두고 있어 투자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모바일 게임업체 컴투스 (38,700원 0.00%)에는 외국인 자금 167억원이 순유입 돼 두번째로 많았다. 컴투스는 최근 신작 게임 '스카이랜더스'의 부진에도 '서머너즈워'의 IP(지적재산권) 확장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투자자들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밖에 인선이엔티 (6,510원 0.00%) 신라젠 (4,550원 ▼15 -0.33%) 스튜디오드래곤 (40,850원 ▼50 -0.12%) 파트론 (7,880원 ▲30 +0.38%) 아프리카TV (122,200원 ▲3,200 +2.69%) 서진시스템 (23,500원 ▼2,550 -9.79%) 위닉스 (8,960원 ▼40 -0.44%) 안랩 (63,000원 ▼600 -0.94%) 등 다양한 종목에서 외국인 투자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외국인이나 기관은 개인 투자자보다 투자 기간이 길고 펀더멘털(기업 기초체력)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어 외국인이 투자를 늘리는 종목은 성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환율이 높아지는 상황에서도 외국인 투자가 늘어나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보통 환율 상승(원화 약세)은 주가에 악재로 작용한다. 환 차익으로 인해 외국인 투자 유치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원화 대비 달러가 비싸지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이득을 보더라도 환율에서 손해가 나 투자 규모를 늘리기 어렵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부터 증가세다. 지난달 초 1124.9원이던 환율은 현재 1139.4원으로 약 한 달 동안 1.3% 올랐다. 하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닥뿐 아니라 코스피 시장에서도 이달 들어 1조8187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최근 원화 약세는 노르웨이 국부펀드의 신흥국 채권 매각, 반도체 등 수출 부진, 4월 외국인의 배당금 송금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외국인의 배당금 송금이 일단락되면 지금의 원화 약세 압력은 완화할 것"이라며 "원화 약세임에도 외국인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면 원화가 반등한 이후에는 한국 증시의 매력이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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