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표면 15km 위까지 갔지만…" 이스라엘 민간우주선 착륙 실패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19.04.12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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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레시트' 세계 첫 민간 달 착륙 시도…이스라엘, 세계 4호 달 착륙 국가 도전 실패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세계 최초로 민간 기관이 도전한 달 착륙 계획이 실패했다.

11일(현지시간) BBC와 현지 매체 등은 이스라엘 민간 비영리단체 '스페이스 IL'이 개발한 이스라엘 무인탐사선 '베레시트'(Beresheet)가 주 엔진에서 생긴 문제로 인해 달 착륙에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구소련, 미국, 중국에 이어 달 착륙에 성공한 네 번째 국가를 꾀하던 이스라엘의 계획은 수포로 됐다.

베레시트는 히브리어로 '창세기'란 뜻으로 스페이스IL이 중심이 돼 이스라엘 정부기관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과 공동 개발했다.



지난 2월 22일 미국 플로리라 케이프 캐너버럴에서 발사된 베레시트는 7주간의 비행 끝에 달 표면 위 15km 상공까지 도달했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문제가 발생해 엔진 작동이 멎었다. 몇 초 뒤 엔진이 다시 돌아왔지만 곧이어 통신까지 두절되며 착륙에 실패했다.

이 프로젝트의 고안자인 모리스 칸 스페이스 IL 대표는 "우리는 해내지 못했지만, 시도는 분명히 했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스라엘 텔아비브 인근 조종실에서 지켜보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처음에 성공을 못 해도 다시 하면 된다"며 "2~3년 뒤 이스라엘 우주탐사선이 달에 도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프로젝트는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도 달 탐사를 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해당 프로젝트에 들어간 비용은 1억달러(약 1139억원) 남짓으로, 수십억달러가 넘는 정부 주도 탐사에 비하면 크게 적다. 1973년 아폴로 달 탐사 당시 비용은 현재(2018년 기준) 물가로 환산하면 1120억달러(약 127조61000억원)나 된다. 비용을 줄인 비결은 '공동 비행' 덕분이다.

스페이스IL은 달을 향한 궤도에 탐사선 하나만 두고 로켓을 발사하지 않고 통신위성과 실험용 항공기와 함께 '스페이스X 팔콘 9' 로켓을 발사하는 길을 택했다. 발사로켓을 공유하면서 비용은 크게 줄였으나 탐사선은 복잡한 비행경로를 거쳐야 했다. 지구와 달 사이 거리는 38만km로 수일이면 갈 수 있지만 베레시트는 이보다 15배 이상 더 많이 비행했다.

이에 따라 베레시트는 지구 주변을 돌며 점차 궤도를 넓혀나가다 지난 4일 달의 중력에 이끌려 궤도에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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