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BBNews=뉴스1
6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톈진 당국은 지난주부터 이달 말까지 농작지를 둘러싼 모든 무덤을 제거한다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중국 정부가 이러한 조처를 하게 된 데는 농경지가 도시화와 토양 오염으로 인해 줄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자원본부에 따르면 2017년 중국 내 농작 가능한 토지는 전년보다 6만900ha 줄어든 1억3486만ha(헥타르=1만㎡')를 기록해 4년 연속 하락했다.
그러나 이는 하필이면 조상을 찾아 제사를 지내는 중국의 4대 명절인 청명절(4월 5~7일)과 겹쳐 주민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조상을 잘 모시면 후손에게 복이 온다'는 믿음이 뿌리박힌 중국 농경 사회에서 무덤을 파헤친다면 거부감이 들 수밖에 없다. 위안 칸싱 중국 우시시립대 교수는 "중국 전통문화에서는 무덤을 파면 가장 악한 저주가 깃든다고 본다"며 "시민들은 정부의 철거 행위가 죽은 조상으로부터 땅을 빼앗는 것이라 여길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의 '무덤 파기' 정책은 톈진이 처음이 아니다. 환구시보에 따르면 지난달 쓰촨성 진장에서도 지방정부가 무덤당 200위안(약 3만3000원)을 유족에게 주고 무덤을 파헤치기도 했다. 일부 지역도 화려한 묘비나 장례식이 반부패·근검 국가정신을 위반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농촌과 달리 중국 도시지역에선 대부분 화장하기 때문에 이러한 갈등이 많지 않다. 재를 묻는 공동묘지가 베이징 등 주요 도시 인근에서 급격히 늘어나는 데 반해, 시골에선 무덤이 언덕, 가족 사유지 혹은 길가나 터널 등 공공지에 흩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