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계절, 증시 덮친 감사보고서 리스크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19.03.22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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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포인트]아시아나항공 '감사의견 한정' 쇼크…코스닥 지연제출·관리종목 지정우려 '약세'

죽음의 계절, 증시 덮친 감사보고서 리스크


상장사들에게 죽음의 계절로 통하는 감사보고서 제출 시즌이다. 이맘 때면 증시에서 퇴출되는 상장사들로 항상 분위기가 어수선했지만, 이번엔 유독 심하다. 올해부터 새로 적용된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新외감법) 개정으로 예년보다 심사가 엄격해진데 따른 것이다. 대기업인 아시아나항공이 감사의견 '한정'을 받은데 이어 코스닥 상장사들은 감사보고서 지연 제출이 부쩍 늘었다.

22일 오전 11시30분 아시아나IDT (16,300원 ▲80 +0.49%)는 전일대비 2300원(15.18%) 급락한 1만2850원을 나타내고 있다. 에어부산 (2,695원 ▼10 -0.37%)은 2%대 약세다. 이날 오전 아시아나항공 (10,980원 ▲10 +0.09%)금호산업 (4,240원 ▲70 +1.68%)이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한정'을 받은 영향이 크다.



삼일회계법인 측은 아시아나항공 측이 적합한 감사를 위한 증거를 회사 측이 제공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었다. 특히 운용리스항공기 정비의무와 관련한 충당부채, 마일리지이연수익의 인식 및 측정, 손상징후가 발생한 유·무형자산의 회수가능액 및 당기 중 취득한 관계기업주식의 공정가치 평가, 에어부산㈜의 연결대상 포함여부 및 연결재무정보 등과 관련된 정보를 얻지 못했다고 밝혔다.

대기업이 감사의견 '한정'을 받은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올해 엄격해진 감사 분위기를 직접적으로 대변하는 셈이다.



제 날짜를 맞추지 못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감사보고서는 정기주주총회 일주일 전에 내는 것이 원칙이다. 이 기간을 못 맞출 경우 사업보고서 제출 기한인 4월1일까지 내야 한다. 어기면 관리종목에 지정될 수 있다.

동부제철 (7,120원 ▼20 -0.28%)은 아직까지 보고서 제출을 하지 못하면서 4%대 약세고 웅진 (1,133원 ▲9 +0.80%), 웅진에너지 (52원 ▼33 -38.8%)도 같은 이유로 5~6%대 하락세다. 한화 (27,350원 ▼450 -1.62%)의 경우 적정 감사의견을 받긴 했지만 자회사 결산 탓에 감사보고서 제출이 지연되면서 원래 기한보다 하루가 지난 20일 보고서를 냈다.

코스닥 상장사들은 감사보고서 제출 지연이 투자심리 불안으로 이어지면서 주가가 급등락하고 있다. 코스피와 달리, 코스닥 상장사들의 경우 감사보고서 '한정' 의견이 상장폐지 사유가 될 수 있고, 4년 연속 적자시 관리종목에 지정되기 때문이다.


이날 셀바스헬스케어 (4,765원 ▲15 +0.32%)는 안세회계법인으로부터 '계속기업 불확실성에 의한 한정'의견을 받았다고 공시했다. 이에 투자환기종목에 지정되면서 주가가 23% 넘게 급락 중이다.

자회사로 인해 감사보고서 제출 지연을 공시한 차바이오텍 (17,110원 ▼210 -1.21%)은 4년 연속 적자설까지 돌면서 4%대 하락세다. 이달 들어 14% 이상 떨어졌다. 감사보고서 제출된 우리조명과 솔루에타도 각각 12%, 2%대 약세다.

이미 4년 연속 적자로 인해 관리종목에 지정된 알톤스포츠 (1,975원 ▲37 +1.91%), 액션스퀘어 (1,567원 ▲6 +0.38%), 국순당 (5,480원 ▼20 -0.36%) 등도 1~2%대 내리고 있다.

감사보고서 제출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상승 출발했던 증시도 현재 하락세로 전환했다. 코스피 지수는 1.15포인트(0.05%) 내린 2183.73을 나타내고 있고, 코스닥 지수는 1.36포인트(0.18%) 떨어진 742.16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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