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희 교수 "포항지진, 파열시 지열발전소 중단해야 했다"

머니투데이 이호길 인턴기자 2019.03.21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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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열발전 탓 예견한 전문가 "이상 현상 있었을 때 조치 필요했다"

포항지진은 지열발전소 촉발 지진이라고 정부 조사연구단이 발표한 20일 오후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남송리에 위치한 지열발전소가 모든 연구 활동을 멈춘 채 서 있다./사진=뉴시스포항지진은 지열발전소 촉발 지진이라고 정부 조사연구단이 발표한 20일 오후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남송리에 위치한 지열발전소가 모든 연구 활동을 멈춘 채 서 있다./사진=뉴시스


김광희 부산대학교 지질환경과학과 교수가 "파열이 일어났을 때 지열(地熱)발전소를 멈추고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정부연구단의 발표 이전부터 포항 지진의 원인이 지열발전소 탓이라는 입장을 피력해온 인물이다.

김 교수는 21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가진 인터뷰에서 "아쉬운 것은 땅속에 틈을 만들고 물을 넣는 과정에서 이상 현상들이 있었을 때 조취를 취했어야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우리가 서 있는 이 땅덩어리가 아주 단단해 보이지만 부분적으로는 약한 부분들이 있다"며 "지열 발전을 하는 과정에서 생산정과 주입정을 뚫었는데 공교롭게도 둘 중의 하나가 이 약한 부분을 뚫었다"고 밝혔다.

지열발전은 땅을 깊게 파서 물을 부은 후 지열로 물을 데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증기로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생산정과 주입정을 뚫고 통로를 만들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지반의 약한 부분(단층)을 건드려 지진이 일어났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이어 "물을 집어넣어서 수압 파쇄를 하는 과정이 5번 정도 있었는데 그때마다 물을 집어넣자마자 기대보다 큰 지진이 발생했다"며 "4~5m까지 큰 파열이 일어났을 때 지열발전을 멈추고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김 교수는 이번 발표로 인해 지열발전이 중단될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당장은 지속할 수 없지만 (포항이 아닌) 다른 곳에서 언젠가는 지열발전을 다시 한번 추진해야 할 때가 올 거라고 생각한다"며 "그때는 우리가 실수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조사연구단은 2017년 11월15일 발생한 포항지진(규모 5.4)이 인근 지열발전소에서 땅 속으로 유체(물)을 주입해 촉발했다는 조사결과를 20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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